[잇(IT)야기] 경쟁자 한 수 접게 만든 삼성전자 폴더블폰…한 번 더 OK?

선명규 기자 2025.12.22 09:34:43

3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 1위
‘Z 폴드7’ 시리즈 활약에 격차 벌려
12일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출격
내년 애플 참전에 패권 다툼 본격화

 

'갤럭시 Z 트라이폴드(Galaxy Z TriFold)'가 국내 공식 출시된 지난 12일, 삼성 강남 내부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대한민국은 IT강국”이란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이유가 가장 클 텐데요. 그만큼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세계에 이름을 날려 왔습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결과물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IT 이야기’, 줄여서 [잇(IT)야기]에서 그 설을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또 다시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6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 점유율은 64%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56%였는데 올해 8%P나 끌어올렸습니다. 2위인 화웨이가 15%인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 1위를 한 셈입니다. 3위 모토로라(7%), 4위 아너(6%), 5위 비보(4%), 6위 샤오미(2%) 순이니,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모양새로도 보입니다.

동시에 2위와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던 중국 제조사를 한 발 더 따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지난해 삼성전자와 2위 화웨이(15%)와의 차이는 41%P였는데, 올해는 49%P로 껑충 뛰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한 수 접게 만든 비결은 뭘까요? 이 보고서는 “삼성 갤럭시 Z 폴드7 시리즈가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7월 출시된 이 시리즈가 등장하자마자 상승세를 타며 3분기 점유율 확보에 일등공신이 됐습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순풍에 돛 ‘트라이폴드’ 등판



이처럼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순풍을 탔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제 새로운 돛을 달았는데요. 주인공은 한 번이 아닌 두 번 접는 폼팩터, 3단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이하 트라이폴드)입니다. 지난 12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죠.

‘트라이폴드’는 전에 없던 유형입니다. 펼치면 태블릿과 비슷한 10인치 대화면이 되고 접으면 기존 ‘갤럭시 Z 폴드7’처럼 6.5인치 바(Bar) 타입이 됩니다. 쓰임에 맞게 접고 펼치며 쓸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인기 드라마 제목을 빌리면 이런 요약이 가능하죠. 바라면, 다 이루어질지니!

‘트라이폴드’는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슬림합니다. 접었을 때 12.9mm, 펼쳤을 때 가장 얇은 쪽 두께가 3.9mm입니다. 화면이 큰 만큼 두꺼웠으면 약점으로 작용했을 텐데 날씬한 외형을 확보하면서 이를 극복했습니다.

딱 드러나는 외관은 이렇고요, 이제 속살을 볼 차례. 새로운 폴더블폰이 등장할 때마다 관심사였던 접히는 부분으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얼마나 자연스러울 지가 관건인데요. ‘트라이폴드’ 기술의 진수가 바로 이 힌지(경첩)에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죠.

‘트라이폴드’는 트라이폴딩 구조에 최적화된 ‘아머 플렉스힌지’를 탑재하고 얇고 내구성이 뛰어난 티타늄 소재 힌지를 적용했습니다. 균형도 맞췄는데요. 양쪽 힌지는 좌우 대칭 형태의 ‘듀얼 레일’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디스플레이를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접을 수 있는 요인이죠. 또한 각 디스플레이 패널의 무게를 균일하게 분산시키기 때문에 펼쳤을 때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궁금한 것은 내구성입니다. 마음 놓고 여닫아도 될까? 삼성전자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실험 영상을 공식 뉴스룸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횟수는? 무려 20만 번입니다. 화면을 20만 번이나 접었다 펴는, 혹독한 장면을 보여준 건데요. 이래도 멀쩡하는 거죠. 보는 이가 먼저 지치는 영상으로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겁니다. “책처럼 마음껏 펼치고 덮어주세요!”라는 듯이요.

 

12일 삼성 강남 외부에서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삼성전자)

 


이제 두 수 접게 만든다?



막 베일을 벗은 ‘트라이폴드’의 파급력은 어떨까요? 아마 내년이 본격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라이벌 애플이 그동안 벼려왔던 폴더플폰을 내년에 선보일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인데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 폴더블폰 제조사들이 전반적인 기계적 개선에 나섬과 동시에 접는 휴대전화를 처음 내놓는 애플이 프리미엄 수요를 끌어올리며 폴더블폰 시장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강력한 메기의 등장이 예고된 것이죠.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삼성의 첫 트라이폴드 모델은 극히 제한된 수량으로 출시될 것이지만 규모 확대가 목표는 아니다”라며 “내년에는 애플의 시장 진출로 폴더블폰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뀌는 가운데 삼성은 트라이폴드 모델로 다중 접힘 기술의 리더십을 굳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과연 삼성의 두 번 접는 기술이 내년 경쟁 구도에서 상대를 두 수 접게 만들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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