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오면서 이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국민의힘 주도로 4차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국회는 29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범야권 단독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1번 주자로 나와 오전 8시 32분부터 발언을 시작했다.
이날 상정된 방송법 개정안은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 중 마지막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며, 특히 방통위법 개정안을 뺀 방송3법은 KBS·MBC·EBS 이사진을 늘리고 학회와 직능단체 등에 추천권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내일(30일) 오전 토론 종결권을 활용해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료한 후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방송4법 모두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사용해 국회로 되돌려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8일 새벽 1시부터 시작한 3차 필리버스터는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이 첫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온 이후 유용원·신성범·김장겸 의원이 발언대에 올랐고 야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계원·한민수 의원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조국혁신당 김재원(가수 리아) 의원 등이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약 31시간 가량 발언했다.
방송4법 필리버스터는 지난 25일 오후 방통위법 개정안에 반발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후 86시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첫 번째로 올라온 방통위법 개정안을 두고 26일 오후까지 24시간가량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으며, 두 번째로 올라온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놓고도 여섯 명의 의원이 30시간 3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28일 방문진법 개정안 관련한 세번째 필리버스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방송4법 추진이 방송장악 목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언론 재갈 물리기 행태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강 의원은 “(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로서 임기가 끝나가는 MBC 이사장을 사수해 MBC를 계속해서 민주당 편향 방송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 조 의원은 “방송의 공적책임 구현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찬성 측으로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개혁신당 이 의원은 “‘바이든-날리면’ 논란은 언론이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덮기 위해 하나의 방송국에 대해 사실상의 징벌적 조치를 내린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줄이기 위한 법안 개정 필요성을 언하기도 했다.
국회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약 31시간 만에 중단시키고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토론 종결 이후 방문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져 재석 187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그리고 마지막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방문진법 개정안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의 수를 현행 9명에서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 외부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며, 또한 국민추천위원회를 설립해 MBC 사장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사장 임기를 보장하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교육방송공사법이 상정되자 곧장 4번째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첫 번째 방통위법 필리버스터를 24시간7분, 방송법 필리버스터는 30시간46분, 방문진법 필리버스터는 30시간55분 동안 진행했으며, 방송4법이 모두 처리 완료되는 시점은 오는 30일 오전쯤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해 법안이 시행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