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8‧18 전국당원대회가 당대표 경선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90%를 넘기며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나서자, 정치권의 이목은 이제 ‘원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고위원 선거로 넘어간 모습이다.
수석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 회의에서 당 대표의 옆자리에 배석하며 발언권 순서도 앞순번을 받는 등 여론과 언론 등의 주목도가 높아 본격적으로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명심’(이재명 후보의 의중)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진 4선의 김민석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김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총선 실무를 총괄하면서 이재명 후보와 호흡을 맞춰왔고, 연임 도전 출마 선언도 함께 준비할 정도로 서로의 신뢰가 깊은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출마선언문을 준비하는 사진을 김 후보가 SNS에 올리면서 사실상 러닝메이트를 암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후보나,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직접 영입한 이언주 후보, 그리고 최근 ‘한미일동맹’이라는 표현을 지적해 국민의힘 사과를 이끌어낸 김병주 후보도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당한 득표율이 예상됐으나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에게 당원들이 몰리면서 의외라는 반응이 당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8‧18전대 초반에 사실상 ‘1강’(정봉주)·'4중'(김병주·전현희·김민석·이언주) 구도가 형성된 배경에는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 깔린 정 후보에 대한 일종의 ‘서사’ 그리고 전투력에 대한 높은 평가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 후보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의혹을 제기하다 감옥에 갔던 점, 사면복권 이후에도 번번이 논란에 직면해 정치적 재기에 실패했던 점 등을 바탕으로 한 동정심이나 부채감이 중장년층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 강하게 퍼져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과거 ‘나꼼수’(나는 꼼수다) 시절부터 정 후보를 주목했다는 한 원로 권리당원은 24일 CNB뉴스에 “정봉주 후보를 예비경선 때도 선택했고, 본경선에서도 투표할 것”이라면서 “정 후보가 정치적으로 잘 안 풀리는 건 그의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운 느낌이 드는 등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지만, 안쓰럽기도 해서 최고위원이 됐으면 한다. 또 윤석열 정권에 대항해서 가장 잘 싸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정 후보와 비교적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한 정치평론가도 24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원들은 가장 파이팅이 넘치는 후보를 정봉주 후보로 보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분들은 다 순조롭게 재기하는데 정 후보는 무언가 하려 할 때마다 벽에 부딪혔다는 일종의 부채의식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 후보가 수석최고위원에 당선되더라도 현역 의원 신분이 아니라 원외이기 때문에 의원총회에 참석이 어려운 한계점이 있는 것은 물론, 또한 ‘탄핵’ 같은 강성 발언을 계속하면서 차기 지도부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8‧18전당대회는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는 지역경선마다 투·개표가 이뤄지며, 권리당원 ARS 투표와 대의원 온라인 투표, 일반 여론조사 결과는 다음달 18일 전당대회에서 한꺼번에 발표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