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내란 시도, 탄핵으로 질서 파괴 책임 물어야”
‘기본사회’ 비전 앞세워… “먹고사니즘이 유일 이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검찰이 권력 자체가 돼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니까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조금이나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게 바로 ‘탄핵’”이라며 최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사 탄핵’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10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 출마를 선언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위임받은 권력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임명된 검사들이 자신의 부정·불법 행위를 스스로 밝히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국회를 겁박하는 것은, 내란 시도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검사 탄핵소추를 가지고 말이 많은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검사만큼 많은 권력을 가진 공직자는 없다”며 “일제시대 독립군을 때려잡기 위해 검사들에게 온갖 재량 권한을 부여했는데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사상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 전 대표가 이날 내놓은 출마 선언의 방점은 그동안 민주당이 민생의 어려움을 지적할 때마다 소재로 썼던 윤석열 대통령,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은 모두 사라지고 ‘민생 경제’에 찍혀 ‘검사 탄핵’을 제외하고 ‘비판’ 없이 ‘민생’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중을 내보였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금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겠나.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면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먹사니즘’이 바로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브랜드 정책인 ‘기본소득’을 발전시킨 ‘기본사회’를 제시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는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기본의료, 기본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 확대해야 한다”며 “공동체의 유지 존속을 위해서도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과 적정한 수준의 소비를 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노동시간 단축도 정책 화두로 제시하면서 “저출생 문제 해결은 노동 문화 개혁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먼저 ‘주 4.5일제’를 자리 잡게 하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 4일 근무제로 가야 하며, 남녀 모두 동등하게 일하고 함께 양육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경제 활성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분단국가 대한민국에서 안보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싸워 승리하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최상의 안보이자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더 많은 민주 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민주당의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희망 사회를 만드는 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이자 수권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민주당에 부여한 막중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민주당을 국민 삶을 바꿀 ‘더 유능하고 더 혁신적이며 더 준비된 정당’으로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전 대표는 △기초과학·미래기술 집중투자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전력망 건설 △국민 누구나 재생에너지 생산 및 판매 허용 △기술인재 양성 투자 △에너지·통신 등 서비스의 점진적 기본적 이용권 확보 등도 정책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대표는 “지난 1월 살인테러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이라 여기고,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이 언급되는 데 유독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근 국민의힘을 둘러싼 한동훈·김건희 ‘문자 읽씹’ 논란에 대한 질문에도 “국민의힘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문자 논쟁을 보니까 제가 다 민망했다는 정도”라고 짧게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는 최근 당내에서 ‘탄핵’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도 “그런 질문을 할 게 아니라 국민이 왜 ‘탄핵’을 원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게 집권 여당이 할 일”이라고 답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