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짜리 버티기’ 왜? ... 2년 만의 ‘필리버스터’ 맥없이 종료

심원섭 기자 2024.07.04 12:02:42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로 강제 종료

야당 단독으로 ‘채상병 특검법’ 표결

윤 대통령, 또 거부권 행사할지 주목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시작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에 따라 대정부 질문이 이틀째 파행을 겪자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 사진)를 비롯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192석의 범야권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채상병 특별검법’이 제22대 국회 첫 법안으로 상정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이 곧바로 ‘종결 동의안’을 제출해 4일 오후 필리버스터가 종료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국회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주당 요구대로 상정을 강행하자 국민의힘은 소수당 최후의 수단인 필리버스터 돌입했으며, 이에 맞서 민주당과 개혁신당 의원들도 ‘찬성 토론자’로 나섰다.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돌입한 지 불과 6분 만에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를 우 의장에게 제출했으며,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를 제출했다. 제출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범야권 의석수(192석)를 고려하면 토론은 4일 오후 종료될 예정이다.


채상병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 막판에 야당의 단독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됐으나 4일 토론 종료 직후 국민의힘의 불참이 예상되는 가운데 범야권 단독으로 22대 국회에서 첫 법안 상정해 표결에 부쳐져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한목소리로 ‘채상병특검법’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기에, 윤석열 대통령실 역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오는 19일이 채상병 사망 1주기라는 점에서 범야권은 대대적인 대여(對與)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오면 재표결에 부쳐져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석(108석)을 고려하면 부결될 수 있겠지만, 당내 ‘이탈표’가 변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 이상이 채상병 특검법을 찬성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으로서도 필리버스터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국민의힘이 채상병 사망의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는 ‘어두운 세력’으로 비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채상병 사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를 못 믿겠다고 하고 가슴 아픈 유족 마음을 이용하면서 정권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어서 이 점을 국민에게 알리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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