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발언 논란이 불거지자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직후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여연) 차원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경질해야 된다’라는 보고서를 올리자 상당히 격노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진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 굉장히 신뢰하고 아끼는 후배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연에서 ‘이상민 장관을 경질해야 된다’라는 보고서를 용산에 올린 바 있다”라며 “그런데 그 보고서를 접한 윤 대통령께서 엄청나게, 소위 요새 말로 격노하시면서 ‘어떤 XX가 이걸 올렸어’라고 하시고 나서 그 직후에 (김용태)여의도연구원장이 잘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진 전 장관은 “그러니까 그런 상황인 걸 보면 지금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윤 대통령이 나눈 이야기가 어차피 현재 국민들에게 소개된 이 장면에서 국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가 대강 답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저는 그런 부분들이 안타깝다”고 밝히면서 “늦더라도 대통령실에서 뭔가 입장 표명을 통해 마무리하고 지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진 전 장관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고,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재선 의원을 한 전형적인 보수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김용태 전 의원은 다음날인 29일 오후 자신의 SNS를 올린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달라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는 여의도연구장직을 2023년 3월 8일 김기현 대표 체제가 시작되면서 다음 날인 3월 9일 사직했다”며 “따라서 이태원 사고 관련 해임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은 주요 현안에 대해 여론조사와 여론 청문을 실시해 이를 당 대표에게 보고하는 통상업무를 진행한다”면서 “이태원 사고 직후 저는 당시 비대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여론조사와 여론 청문을 실시해 그 결과를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여의도연구원이 대통령실에 직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설명했다.
또한 김 전 의원은 “이태원 참사 사고 관련해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와 여론 청문 결과를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한 후 추후 특별한 지시 사항이 없어 통상업무를 계속 진행했다”면서 “따라서 여의도연구원장이었던 저의 업무는 전혀 변경되지 않고 사직할 때까지 지속되었음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의장은 최근 자신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를 통해 “지난 2022년 12월 윤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달 2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데 깜짝 놀랐지만, 결론적으로 저의 의도와는 달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으나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