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美시장 상륙한 GC녹십자…‘5년 내 3억불’ 꿈꾼다

김민영 기자 2024.03.18 10:07:31

美 FDA 품목허가 획득한 ‘알리글로’
올해 미국 주요 전문약국 집중 공략
매년 50% 성장, 3억달러 매출 달성
전초기지는 오창공장…美 기준 충족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 전경. (사진=GC녹십자)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이번에는 면역글로불린 주사제 ‘알리글로’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GC녹십자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GC녹십자가 농축된 면역 항체를 몸속에 넣어주는 면역글로불린 주사제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12월 자사의 대표 혈액제제 제품인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현지 약국과 보험사 등과 판매방식을 협의 중이다. 앞으로 2029년까지 5년 안에 시장 점유율 3% 넘어서는 게 목표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장에 포함된 다양한 단백질을 성분별로 분리·정제해 만드는 의약품이다. 혈장을 원료로 하는 만큼 감염과 바이러스에 취약해 제조 공정이 중요하다.

이처럼 알리글로와 같은 국내 혈액제제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글로는 건강한 기증자의 혈장에서 추출한 면역글로불린을 농축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정맥 주사제다. 면역글로불린에는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항체가 들어 있다.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는 선천성 면역 결핍증, 신경 질환 등 200개 이상 질환에 사용된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 제품 패키지(IGIV 10%). (사진=GC녹십자)

GC녹십자는 알리글로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제25회 대한민국 신약 개발상’에서 신약개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알리글로는 올 하반기 현지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 사업본부장이 GC바이오파마USA 최고 경영을 맡아 지휘한다.

GC녹십자는 올해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일으킨 뒤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 미국 진출 5년만인 2028년에 약 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로, 국내 약가 대비 약 6.5배 높은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이다.

 


3단계 프로세스, 3대 전략 ‘시동’



GC녹십자 측에 따르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받은 직후, 미국 내에 알리글로 홍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오는 7월에는 알리글로를 미국 주요 보험사 처방집에 등재할 예정이다. 미국 사보험 가입자의 약 75%에 알리글로를 등재 시키는 게 목표다.

이후 현지 시장에 정식 출시된 후에는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위해 미국 내 주요 전문약국(SP)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전문약국들은 면역글로불린 유통의 약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한 고마진 가격 정책, 환자 접근성 향상, 계약 최적화 등 3가지 전략을 핵심으로 삼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런 목표에 따라 GC녹십자 오창공장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오창공장은 지난해 4월 FDA로부터 알리글로의 품목허가를 위한 혈액제제 생산시설 실사가 이뤄진 곳이다. 전 세계 32개국에 혈액제제도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9년 국내 최대 규모의 완제 공정 시설인 ‘통합완제관’이 들어섰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통합완제관 자동 이물 검사실. (사진=GC녹십자)

통합완제관은 기획 단계부터 자체 품목과 함께 위탁생산(CMO) 물량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충전·포장 시설과 함께 무균충전설비가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시설 안에는 원료 입고부터 생산, 출하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지난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 오창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알리글로는 면역글로불린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 제품의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은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응고인자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Cardiovas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 국내 특허를 등록했고 미국에도 특허를 출원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GC녹십자가 FDA 승인을 받으면서 까다로운 미국 기준을 충족하는 cGMP(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로 거듭났다. 오창공장에서는 면역글로불린을 비롯한 혈액제제뿐 아니라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GC녹십자의 주요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반세기 동안 혈액제제 사업 노하우를 쌓아온 GC녹십자는 오창공장의 이번 FDA 승인을 계기로 오는 2030년까지 1조 cGMP 공장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CNB뉴스에 “현재 면역글로불린과 알부민을 필두로 북미와 중남미, 중국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 세계 3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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