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부겸’ 공개 지지 선언…국힘 “노망난 정치인” 막말
홍 “당 떠나 대구에 도움될 행정가 뽑아야…국힘엔 사람 없어”
‘대구·경북 민심’ 요동쳐…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60% 돌파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민주당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어선 가운데, 국민의힘 출신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오는 6.3지방선거 대구 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전격 지지하고 나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정가는 물론 보수 진영 전체가 이번 일로 충격에 빠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한국갤럽의 4월 첫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어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경제정책(부동산 및 주가부양)과 실용주의적 소통 행보가 영남권 중도층 및 보수층의 민심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정당지지율 조사에서도 대구·경북 지역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하게 나와 지역 내 정치 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오는 6월 3일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보수 진영의 원로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차기 대구시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홍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 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5월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비민주적인 절차로 후보를 교체했다”면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홍 전 시장은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하는 것”이라며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5일에도 SNS에 “김부겸 전 총리와는 한나라당 시절 같은 당에 있으면서 호형호제했고, 그가 민주당으로 건너간 후에도 그 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오랜 인연을 부각시키면서 “막대기만 꽂아도 국민의힘이 (당선) 된다는 논리는 대구시민의 절박함을 모르는 정치인들의 신선놀음에 불과하다. 김 전 총리가 나서 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홍 전 시장은 “부산은 스윙보터 지역이라서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해양수산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면서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 광역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구를 정치적 텃밭으로 여겨왔던 국민의힘 내에서는 계파를 불문하고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일부 의원들은 홍 전 시장에게 막말까지 퍼붓고 있다.
친한계(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진종오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노망난 정치인의 말로를 보여주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부겸을 지지한 홍준표. 말로는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사람을 지지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 속내가 뻔히 보이는데 무슨 정치적 메시지인 것 처럼 포장하느냐”며 “국민의힘에서 자신을 대선 후보로 안 해줬다고 밑도 끝도 없이 ‘뒤끝 작렬’, 본인 말처럼 제발 정계 은퇴 좀 하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같은 친한계인 신지호 전 의원도 “(홍 전 시장이)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를 노리고 지지 선언한 것 같은데 과연 김부겸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비꼬았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홍 전 시장을 언급하며 “적절한 시기에 전임 시장으로서 그분이 하려고 했던 것, 또 부족했던 것, 그리고 막힌 것, 이런 것들을 저도 경험을 들어야 되니까 조만간 한번 찾아뵈려고 요청드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홍 전 시장은 곧바로 SNS를 통해 “언론에서 말하는 김 전 총리와의 회동은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기에 직접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러다 불과 이틀 뒤 전격적으로 김 전 총리를 공개 지지한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서로 치밀한 물밑 교류를 갖다가 지지선언이 이뤄졌다기보다는, 홍 전 시장이 일방적으로 지지선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