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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고양시 K-컬처밸리 중단, '책임론'에 가려진 결정적 장면들

협약 해제 주체부터 살펴야…'강대강' 갈등 본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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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상호기자 |  2026.03.25 22:14:05

K-컬처밸리 아레나 조감도. (사진=경기도)

고양시 K-컬처밸리 사업이 다시금 지역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공연장과 복합문화단지 조성을 골자로 한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 2024년 경기도의 사업 협약 해제 이후 장기간 표류했고, 이후 재추진 과정에서도 일정 지연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장기 표류에 대한 책임론이 고양시를 향하기도 하지만, 신청사 이전과 달리 K-컬처밸리는 고양시 단독 사안으로 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해석은 더 복잡하다.

 

이 사업의 핵심 협약 당사자와 사업 방향 결정권은 애초 경기도와 민간 시행사에 있었고, 실제 중단과 재추진의 주요 판단도 이 축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2만㎡ 부지에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상업·관광시설 등을 집약시키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1조8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고, 당초 경기 북부 대표 문화관광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업은 수년째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핵심 시설인 아레나 공사마저 지난 2023년 4월 멈춰 서며 위기설이 고조됐다.

 

협약 해지 버튼 누가 눌렀나?...'공공 주도' 전환과 시행사 반발

 

사업이 결정적 변곡점을 맞은 건 지난 2024년 7월이다. 경기도는 시행사인 CJ라이브시티와의 협약을 전면 해제하고 민간 중심 사업을 공공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경기도는 완공 기한 경과와 시행사 측의 지체상금 감면 요구 등을 협약 유지가 어려운 이유로 제시했다.

 

반면,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고, 이후에도 후속 조치의 정당성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는 이어졌다.

 

이 대목에서 고양시 책임론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K-컬처밸리의 실질적 사업 주체와 협약 당사자는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였고, 고양시는 인허가와 지역 연계 행정의 파트너 역할에 가까웠다. 따라서, 사업 중단 그 자체를 곧바로 고양시장의 직접적인 행정 실패로 연결하는 건 구조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고양시가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지역 핵심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동안 경기도와 시행사 사이에서 실질적 중재자 역할을 충분히 했는지, 또, 지역 차원의 대안 마련과 압박에 적극적이었는지는 별도의 평가 대상이다.

K-컬처밸리 현장 찾은 이동환 고양시장. (사진=고양시)

'인허가 파트너' 고양시...행정 지원은 가시권역

 

실제로,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달 K-컬처밸리 현장을 찾아 정밀 안전점검 기간 단축과 조속한 협약 체결을 주문하고, 인허가 지원 등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고양시가 직접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재추진 국면에서 속도 제고와 행정 지원 역할을 자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새 사업자 선정이 곧바로 정상화 확정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경기도는 라이브네이션 측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구조물과 지반 등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 범위를 확대했고, 그 결과, 당초 지난달로 잡았던 기본협약 체결 시점을 오는 12월로 미뤘다. 완공 시점 역시 2030년 하반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지역 시민사회의 불만도 경기도를 향했다.

지난달 고양시민 모임은 기본협약 지연에 반발하며 경기도청 앞에 근조화환 50여 개를 설치했고, 사업 정상화 로드맵과 계약 해지 과정에 대한 감사 등을 요구했다. 이는 지역 여론 역시 지연의 직접 책임을 경기도 판단과 집행 과정에서 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반면, 경기도는 이번 일정 조정이 단순한 시간 끌기가 아니라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조치라는 입장이다.

 

정밀 점검과 공공지원시설 확충, 야외 임시공연장 운영 등을 함께 검토해 사업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설명도 내놨다. 결국, 현재 K-컬처밸리 논란은 누가 더 크게 목소리를 내느냐보다, 누가 사업의 실질적 주체이자 결정권자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종합하면 K-컬처밸리 중단 사태의 본류는 경기도와 시행사 간 사업 충돌에 있다고 보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후, 재추진 역시 경기도가 새 민간사업자 선정과 일정 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양시에 직접적인 사업 실패 책임을 일괄적으로 묻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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