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요격 미사일의 중동 반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드 반출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를 나타내며 일본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경북 성주에 설치됐던 사드가 반출돼 중동으로 보내진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중동 정세의 긴박성이 동아시아 안보로 파급된 모양새”라며 “중동 혼란이 장기화하고 사드를 비롯한 미군 전력이 중동에 계속 잔류한다면 동아시아 안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사드 발사 차량이 주한미군 성주 기지에서 오산 기지로 이동했고, 곧 사드 요격 미사일이 미군 수송기에 탑재돼 중동으로 이송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관리 2명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사드 시스템 일부를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반출 결정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며, 사드의 중동 이동으로 주한미군의 임무가 확대되는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사드 반출에 대한 반발이 심하며 “미군에 안보를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주국방론이나 핵 무장론에 박차가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동아시아 안보에 공백 없도록 한일 협력 강화해야"
닛케이는 사드 반출로 북한뿐 아니라 사드 배치 뒤 한국에 보복 조치를 계속해 온 중국이 웃고 있을 것이라며, 이는 북-중의 위협에 노출된 일본의 안보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최근 중국에 대항해 일본 규슈에서 오키나와현까지 이어지는 섬 지역인 난세이(南西) 제도 방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닛케이는 북-중의 위협에 대응한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주로 후방 지원에 나선다’는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미군이 중동 전쟁 수렁에 빠져 아시아 안보에 공백 위험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을 (이 지역에) 붙들어 둬야 한다”며 한일 간 상호 군수지원 협정(ACSA) 등 안보 제도 정비가 급선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좌파-진보 진영은 한일 방위 협력 강화에 대한 반대론이 강하므로, 한일 간 안보 협력은 실용 외교를 내세운 이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주한미군 사드의 중동 배치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인용하며 중국 군사 전문가 쑹중핑의 분석을 보도했다.
쑹중핑은 “중동에 배치된 사드 체계, 특히 레이더 시스템이 공격받아 상당한 손실을 봤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부 장비를 재배치하는 것”이라며 “사드는 탄도미사일 요격뿐 아니라 조기경보 기능도 수행한다. 이 시스템을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중동 지역의 조기경보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중동에 배치된 사드의 실제 작전 효용이 제한적임을 보여준다”며 이 무기가 중동에서 미군 기지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미국 방어망에도 동맹국이 의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또한 주한미군의 이번 조치가 한국에서 안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동맹의 핵심 방어 자산을 필요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한국 언론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방공 전력 이동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미군의 군사적 필요를 완전히 막을 수 없는 현실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국제 질서 변화에 따라 외부 지원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자주국방 역량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