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기자 |
2026.02.04 13:56:23
부산대학교·성균관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양자점을 손상 없이 초정밀하게 배열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기술을 개발해, AR/VR용 초고해상도·고신뢰성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구현에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부산대는 전기전자공학부 노정균 교수와 화학과 황도훈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에너지학과 임재훈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PR)와 리간드 교환 과정 없이 양자점(Quantum Dot, QD)을 정밀하게 미세 패터닝할 수 있는 새로운 비파괴형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D-LED)는 높은 색 순도와 용액공정 호환성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로 주목받고 있으나, RGB 픽셀을 고해상도로 구현할 수 있는 패터닝 기술 부족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잉크젯 프린팅 공정은 초고해상도 픽셀 형성에 적합하지 않으며, 포토리소그래피 기반 패터닝 방식은 공정 중 양자점 손상이 많이 발생하거나 복잡한 리간드 교환 공정을 필요로 하는 등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는 아주 작은 패턴을 정확하게 새기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보통 ‘포토레지스트(PR)’라는 감광재(感光材)를 도포한 뒤 빛을 쏘여 원하는 부분만 남기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거친다. 그러나 PR을 바르고 제거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크며, 양자점처럼 민감한 소재에는 손상을 줄 위험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양자점의 경우에는 PR을 직접 사용하는 대신, 양자점 표면 리간드를 교환해 포토리소그래피에 활용하는 'PR-프리' 공정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복잡한 리간드 교환 공정을 도입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양자점 표면 결함 증가 등으로 인해 원래의 우수한 광학 특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PR과 리간드 교환 과정 없이 양자점의 특성을 해치지 않고(비파괴) 정밀하게 배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공정은 단순화하면서 소재 손상을 최소화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소자인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D-LED)의 초고해상도 구현과 함께 효율·수명 향상을 동시에 이룬 공정 혁신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양자점을 한 자리에 고정시키면서도 손상 없이 미세하게 배열할 수 있는 ‘블렌드형 발광층(blended Emissive Layer, b-EML) 기반 고해상도 패터닝 기술’이다.
이 기술은 양자점을 정공수송층 고분자(PVK)와 광가교제(FPA)와 섞은 뒤 자외선을 쏘이면, 고분자끼리 서로 단단히 연결돼 3차원 그물망 구조를 만들고, 그 사이에 양자점이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원리다. 이 과정을 통해 원하는 위치에만 양자점을 정확하게 남길 수 있어 매우 높은 해상도의 미세 패턴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양자점 자체를 경화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 고분자만 경화시키는 방식으로, 첨가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양자점 손상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연구팀은 단색 10000 ppi, RGB 풀컬러 1000 ppi 이상의 초고해상도 양자점 패턴을 구현했으며, 포토레지스트·리간드 교환 없이도 높은 패턴 충실도와 발광 특성 보존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개발된 패터닝 방식을 적용해 양자점 발광다이오드를 제작한 결과, 블렌드형 발광층을 통한 전자 과주입 억제와 정공주입 향상의 효과로 외부양자효율이 1.7배 향상되고 구동 수명이 3배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QD 패터닝과 소자 안정성 간의 상충관계를 해소한 보편적·저손상형 QD 포토리소그래피 기술로, 공정 단순화와 성능 향상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해당 패터닝 기술은 유해 중금속인 카드뮴을 쓰지 않는 InP(인듐 포스파이드) 기반 탈카드뮴 양자점, 은 나노입자 등 다양한 나노결정 재료에도 적용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확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광전자 소자 분야에서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노정균 부산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양자점 패터닝 기술은 공정 중 양자점의 손상을 방지하면서도 간단하고 다양한 양자점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높은 범용성을 가진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이 외에도 양자점 발광다이오드의 수명 및 효율 향상과 공정 단순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양자점 기반의 AR/VR용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전기전자공학부 이재엽 박사과정생과 화학과 곽선이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 부산대 노정균 교수와 황도훈 교수, 성균관대 임재훈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월호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창의성과 실용적 완성도를 인정받아 표지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글로컬R&D 지원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 지원사업,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 사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디스플레이혁신공정플랫폼구축 사업, 부산광역시·교육부 RISE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