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 뚫은 코스피…신사업 기대감까지
IMA 도입·발행어음 확대 등 먹거리 ‘즐비’
글로벌 불확실성·AI 거품론 등 우려도 존재
디지털 혁신 속도전…‘생산적 금융’에 사활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주요 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던진 화두는 ‘인공지능(AI)을 통한 경쟁력 강화’였다. 이에 CNB뉴스는 기업·산업별로 신년사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증권업계다. <편집자주>
새해 들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점을 갱신하면서 증권업계 표정이 밝다.
코스피 지수는 새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가 마침내 22일 50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 상단을 6000까지 제시하며 핑크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뚜렷하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91조 2182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3조 389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2배나 늘었다.
일부 증권사가 최근 도입한 종합투자계좌(IMA)에도 막대한 자금이 몰렸다. 발행어음, 투자은행(IB),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등 여러 사업분야가 골고루 호조를 보이면서 빅5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2년 연속 모두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발 관세 여파와 그린란드·이란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우려 등 위험요인들도 널려있다. 고환율과 증시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 CEO들은 하나같이 AI와 디지털 기술 활용을 중요한 전략으로 내세웠다. 한발 앞선 기술 도입과 신사업 발굴로 내일의 수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허선호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에셋 3.0’을 선언했다. 전통 금융의 영역을 넘어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새로운 금융 질서로의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김·허 부회장은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해외 법인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 MTS와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금융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혁신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IB와 PI(자기자본투자) 역량을 토대로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AI와 반도체, 로보틱스 등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을 발굴해 미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플랜이다.
또한 WM과 연금 부문에서 AI를 활용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AI와 IT 능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정보 보호 거버넌스, 이상 징후 탐지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생산적 금융의 주역으로서 자본시장의 본질적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해 발행어음 사업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도약대에 서 있다”며 “기업에게 성장을 위한 모험자본을 과감히 공급하고 투자자에게 성장의 과실을 투명하게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주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기술(Tech) 중심도 목표로 제안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는 자산관리에 한계가 있고 데이터 분석 없는 투자는 막연한 기대라며, 강점인 전문성에 혁신적인 기술을 결합해야만 초격차를 만들 수 있다고 주문했다. AI 트랜스포메이션이 본격화되는 올해를 전환점으로 기술이 중심이 되는 증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고 AI로 업무 프로세스 전반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고도화해 자본시장의 판을 바꾸는 증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핵심 과제로는 WM 부문의 패밀리오피스 중심 채널 혁신, 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또한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 자산 전환과 AI 중심의 사업 재설계를 실행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IB 부문에서는 모험자본 공급과 비유동 자산관리 역량을 고도화해 그룹 ONE IB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에서 파생결합증권 시장 1위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아시아 No.1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를 가로막았던 모든 유무형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IMA를 토대로 증권사의 강점인 기업 금융과 혁신 투자를 시행할 것”이라며 “IMA는 우리의 신규 수익원인 동시에 대한민국 성장 동력으로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시장과 고객의 믿음을 깨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국경의 경계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계적인 글로벌 투자은행 대표와 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최근 성과에 대한 찬사를 받고 ‘It’s just beginning’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세계의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자유롭게 다루고, 글로벌 자금이 KIS 플랫폼을 통해 흐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강진두·이홍구 KB증권 대표는 기존의 관성을 넘어 새로운 상태로 도약해야 하는 임계점에 서 있다고 밝혔다.
강·이 대표는 “WM 부문은 고객 자산 증대와 연금 Biz 혁신을 통해 고객 동반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며 “자본시장으로의 고객 유입 확대 흐름을 발판으로 확장과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IB 부문은 우량 중견기업, 성장성과 기술력을 갖춘 첨단 벤처 기업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활로를 열어가자고 독려했다.
글로벌 경쟁력도 강조했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개소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한 사례를 들면서, 장기 성장 로드맵에 따라 글로벌 세일즈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아폴로 자산운용과의 전략적 협업, 대기업 인수합병(M&A) 딜 역량 강화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
AI 기반 업무 혁신도 빼놓지 않았다. 사내 전용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깨비AI’ 활용을 시작으로 AI 확산을 위한 기술 내재화와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자고 당부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금융업의 근간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변화의 시기에 기본을 되새기며 내실을 다지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MA 인가 취득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IMA는 사업 확장을 넘어 자본시장 자금을 창의적인 투자로 연결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며 인가 완료까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역량 내재화도 추진한다. 윤 대표는 “이제 AI는 일하는 방식부터 의사결정 프로세스까지 사업 모델 전체를 혁신하는 엔진”이라며 “올해 단순한 도입을 넘어 모든 프로세스를 AI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과감한 실행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