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교수 연구팀이 내성 세균을 빛으로 제거할 수 있는 차세대 광역학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역학 치료는 광감각제가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종을 만들어 세균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으로, 특정 항생제의 표적에 의존하지 않아 내성 세균에도 폭넓은 항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 부위는 보통 산소가 부족해 산소를 필요로 하는 기존 광역학 치료는 효과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운 방식의 광감각제를 설계했다. 분자 내 전자가 이동하는 ‘전자 공여체–수용체’ 사이에 이중결합을 도입하면, 빛을 받았을 때 분자가 뒤틀린 형태로 변하며 활성산소 생성이 크게 늘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런 작동 원리를 규명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광감각제를 섬유 형태의 상처용 드레싱으로 제작했다. 이 드레싱은 빛만 비춰도 내성 세균을 선택적으로 제거했고,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에 더해 상처 난 쥐 실험 모델에서도 뛰어난 항균 효과와 상처 치유 촉진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종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광감각제 설계의 기본 원리를 제시하고 실제 상처 치유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항균 섬유 재료를 구현했다”며 “저산소와 항생제 내성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상처 감염에도 적용 가능한 실용적 치료 기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