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뉴스=신규성 기자) 한 지회장의 간절한 마음이 국방부를 움직였고, 지자체와 지역 후원자들이 하나로 힘을 모았다. 경북 성주군에서 시작된 ‘한 편지의 기적’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전하고 있다.
경북 성주군 무공수훈자회 이택수 지회장은 최근 참전유공자 류호윤(78) 씨 가정을 방문했다가 열악한 주거환경을 목격하고 인사사령관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류 씨는 백마부대 소총수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로, 고엽제로 인한 골수염·중풍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어려웠다. 또 96세 노모와 아내를 함께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생활 여건은 더욱 악화된 상태였다.
이 지회장은 편지에서 “너무 추워 창틈을 막을 문풍지조차 살 수 없는 방에서 지내시는 모습을 보니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두 세대가 국가를 위해 헌신했지만 정작 도움받을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호소했다.
이 편지는 결국 국방부를 움직였다. 국방부는 즉시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했고, 공사 전체를 직접 주관해 주택 전면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난방·단열 보강, 창호 교체, 내부 전체 개보수 등 주택 전반이 새롭게 정비됐다.
여기에 성주군 주민복지과가 지역 후원자들과 연결해 2000만 원 이상 추가 후원금을 모았고, 이를 포함해 총 7,000만 원 규모의 지원이 마련됐다. 후원금은 생활 집기·가전 등 실질적인 생활 재정비에 쓰였다.
공사는 최근 마무리됐으며, 류호윤씨 가족은 오는 9일 새 보금자리에서 입택식을 갖는다.
이택수 지회장은 “우연히 들른 집에서 부모님 같은 어르신의 어려움을 보고 예비역 대령으로서, 군 출신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국가유공자분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성주군 이난희 주민복지과장은 “참전유공자의 어려움을 듣고 지역 후원자들과 마음을 모았다”며 “국방부가 신속하게 주관해 공사를 진행해 주신 덕분에 입택까지 이어질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국방부·지자체·지역 후원자가 함께 힘을 보태 국가유공자 가정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한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진정성 있는 한 편지가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깊은 감동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