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기자 |
2025.12.04 16:45:03
부산이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올해 10월 말 기준 외국인 방문객이 302만 명을 기록하면서, 2016년 코로나19 이전 최고 기록(296만 명)을 넘어 종전의 모든 통계를 갈아치웠다. 연말까지 두 달이 남아 있어 최종 집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4일 수영구 생활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이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세계인이 선택하는 ‘목적지 관광도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성과에 대해 “시민 한 분 한 분의 친절과 민관 모두의 노력이 쌓여 비등점을 넘긴 결과”라며 “부산 관광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84.8%가 ‘재방문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도 고무적인 지표다. 세계적 여행 리뷰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서울·도쿄·오사카·상하이를 제치고 아시아 2위에 올랐다.
부산시는 지난 4년 동안 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산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 왔다. CNN이 전 세계에 소개한 ‘세븐 브릿지 투어’, 외국인 참여가 급증한 ‘페스티벌 시월’, ‘광안리 드론 라이트쇼’ 등이 대표적이다. 돼지국밥·밀면부터 파인 다이닝까지 확장된 미식 콘텐츠는 부산의 도시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스(MICE) 분야에서도 성과가 컸다. 세계산업응용수학대회(5000명), 세계도서관정보대회(3500명) 등 대형 국제행사를 포함해 지난 2년간 122건을 유치했다. 그 결과 외국인 관광 지출액도 6535억 원에서 올해 8592억 원으로 31.5% 증가했다. ‘비짓 부산 패스’는 누적 판매 60만 장을 넘겼고, 해수욕장 피서객 2200만 명 돌파, 크루즈 입항·의료관광객 역대 최다 등 주요 지표가 줄줄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시는 이날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 비전과 전략’을 새롭게 제시했다.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 관광 지출액 1조50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관광도시 브랜딩 △관광 경쟁력 강화 △관광권역 확장 △체험 콘텐츠 확대 △고부가 목적성 관광 육성 등 5대 전략과 15대 중점 과제가 제시됐다.
브랜딩 전략에는 K-컬처와 글로벌 협력 기반의 해외 홍보 강화가 포함됐다. 관광 경쟁력 강화는 교통 인프라 확충과 AI 기반 서비스 개선으로 여행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관광권역 확장 계획에는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초광역 관광권’ 조성이 담겼다. 시는 테마형 관광을 위해 동부산은 프리미엄 휴양, 서부산은 생태·자연, 원도심은 역사·문화 중심으로 개발해 도시 매력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단순 관람을 넘어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관광’ 확충도 전략의 한 축이다. 수륙양용 투어버스·해상 관광택시 도입, ‘별바다 부산’ 야간관광 확대, 낙동강 국가정원과 금정산을 연계한 생태·등산 관광이 대표적이다. 워케이션(Workation)도 지역 상생 모델로 육성해 장기 체류 수요를 끌어들일 방침이다. 미식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쉐린 가이드·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유치도 추진한다.
부산국제영화제·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대형 문화 축제는 글로벌 브랜드 자산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부산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로 대전환을 시작했다”며 “결국 재미있는 도시가 승리한다는 확신으로 관광·문화 콘텐츠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관광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해 2028년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며 “관광의 성과를 시민의 삶의 질과 자부심으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