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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문학관, 파리평화회의 위해 우리 유학자들이 작성한 ‘파리장서’ 원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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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6.03.03 10:51:53

국립한국문학관이 최초로 공개한 우리 유학자들이 파리평화회의를 위해 작성한 파리장서 원본 (사진=국립한국문학관)

국립한국문학관이 3·1절을 맞아 파리평화회의를 위해 우리 유학자들이 작성한 ‘파리장서’ 원본을 최초로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문학계에 의하면 국립한국문학관이 조선의 독립을 주창한 3·1운동 직후에 전국 유학자들이 연합해 프랑스 파리평화회의에 보내기 위해 만든 서한인 파리장서를 최초로 공개했다.

파리장서는 3·1 독립선언서에 민족 대표로 포함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 전국 유학자들이 만든 문서다. 파리평화회의에 유학자들이 독립청원서를 외교 문서 형태로 보내자는 취지에 의해 만들어졌다.

유학자이며 교육자인 김창숙 선생이 대표 역할을 맡아서 지역 유학자들에게 담당자를 파견해 뜻을 모았고, 경북 지역의 유학자들을 만났다. 그는 스승이자 학문적 동지였던 곽종석 선생에게 초안을 부탁했고, 여러 논의와 노력 끝에 곽종석의 원본을 선택하며 최종본을 완성했다. 137명의 유학자들이 최종본에 연명했다.

상해를 거쳐 파리로 갈 예정이었던 김창숙을 위해 곽종석이 상해에서 도움을 얻을 인사들을 소개했고, 파리장서 원문을 한 행씩 잘게 찢어서 짚신을 삼아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장서는 당시 조선 대표로 파리에 파견되어 있던 김규식에게 우송됐고, 여러 언론사와 영사관, 국내 향교에도 한문본과 번역본을 배포했다. 하지만 3·1운동을 조사하던 일본 경찰이 파리장서 사건을 조사하면서 발각되었고, 이를 주도한 곽종석과 김복한 등 20여명이 옥고를 치렀다.

김창숙 선생은 독립선언서에 유림 대표의 서명이 없음을 보고 “망국의 책임을 져야 할 유교가 이번 독립운동에 참여치 않았으니 세상에서 고루하고 썩은 유교라고 매도할 때에 어찌 그 부끄러움을 견디겠는가”라고 통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종석 선생은 “내가 망국대부가 되어 늘 죽을 곳을 얻지 못해 한으로 여겼더니 오늘 늙은이가 죽을 곳을 얻었다”며 파리장서 작성 요구를 반긴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장서는 우리나라 유학자들이 국제사회에 조선의 독립과 세계 평화를 호소하는 외교 문서 형식을 고민해 작성했고, 전통 사상을 기반으로 독립 사상이 평화 사상임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미래적 가치를 갖는 문서로 보인다. 파리평화회의 대표들을 향해 ‘진실로 만국이 평화하다 할진대 우리 한국도 만방의 하나이니 어찌 우리만 평화롭지 않겠는가’라고 호소하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이달을 빛낸 문학인으로 처음 선정한 파리장서 원본 작성자인 곽종석, 김창숙 선생 (사진=국립한국문학관)

국립한국문학관은 새롭게 시작하는 ‘이달을 빛낸 문학인’의 첫 번째로 파리장서를 작성한 곽종석과 김창숙을 선정했다. 오는 3월 26일에는 파리장서를 조명하는 학술행사를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파리평화회의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정립하기 위해 1919년 1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회의이다. 세계 평화와 피식민 국가의 자립권을 보장하기 위해 개최됐지만, 일본의 방해와 당시 주요국들의 외면으로 우리나라의 의제는 제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파리장서를 작성한 곽종석 선생은 1846년부터 1919년까지 생존했던 인물이다. 유학자로 이황과 이진상의 학문을 계승하고 있다. 을미사변 때 영국 영사관에 일본의 불법적인 조선 침탈 문제를 호소하고, 1905년 을사조약 체결 시에는 상소를 올렸다. 경술국치 소식을 듣고 은거했다가 파리장서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병사했다. 저서로 ‘면우집’ 등을 남겼다.

이를 주도한 김창숙 선생은 1879년부터 1962년까지 살았던 인물이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주운동가, 유학자, 교육인, 정치인 등으로 활동했다. 성균관대학교 설립자 겸 초대 총장이기도 하다. 개혁적 성향의 유학자로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로, 해방 후에는 성균관 재건과 민주화 투쟁의 길을 걸은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산유고’ 등의 저서를 남겼다.

국립한국문학관 관계자는 CNB뉴스에 “파리장서는 후손들이 갖고 있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 원본이 발견되어서 경매를 통해 구입해 소장하며 연구하고 있다”며 “이달을 빛낸 문학인 사업의 첫 번째 대상자로 파리장서의 주인공인 곽종석, 김창숙 선생을 선정하고 앞으로도 매달 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서울 은평구 한옥마을 진관사 옆 부지에 건물이 건립되고 있다. 내년 4월 오픈할 예정으로 여러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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