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7.5% 늘린 17조9330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민선8기 반환점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 부산의 활력을 되살리고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며 “내년은 시민행복도시와 글로벌 허브도시 완성의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은 크게 △시민 행복 복지 확대 △미래형 생활도시 조성 △글로벌 물류·거점도시 기반 구축 △금융·창업 생태계 강화 △디지털·신산업 육성 △문화·관광 경쟁력 강화 등 6대 분야에 중점이 맞춰졌다.
시는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인 8조6031억 원을 시민 복지와 안전에 편성했다. 3~5세 모든 어린이집에 대해 전면 무상보육을 실시하고, 특성화 비용 월 3만원 지원과 행사비 지원 확대, 급·간식비 단가 인상 등을 추진한다. 외국국적 유아에게도 매월 10만원의 보육비를 지원해 보편적 보육환경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대상도 가족 돌봄 인력까지 확대한다.
신중년 일자리 사업은 기존보다 2배 늘리고, 교육·취창업·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50+ 복합지원센터’를 설치한다. 기초연금·수당 외에 보훈명예수당 대상 확대, 전세사기 피해주택 시설개선비 지원 등 돌봄 사각지대 보완도 포함됐다.
부산의료원 호흡기센터 및 부산 어린이병원 건립,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등 공공의료 인프라 강화 계획도 이어진다. 노후 공동주택 화재 예방 아크차단기 지원, 노후터널 제연설비 점검 등 안전 인프라도 보강된다.
1조4875억 원은 생활환경 및 도시공간 재설계를 위해 쓰인다. 복합생활권·근린생활권 조성, 도심·낙동강변 야간경관 조성, 이기대 아트파빌리온 및 목조전망대 설치 등을 통해 ‘세계디자인수도’ 기반을 확정한다.
동백패스·K-패스 등 교통비 부담 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자율주행버스 및 수요응답형 교통(DRT) 도입으로 교통 사각지점을 줄인다. 금정산 국립공원 추진, 낙동강 국가정원, 을숙도 국가도시공원 조성 등 녹지 인프라 확충도 포함됐다.
4407억 원은 물류·항만·항공 인프라 강화에 투입된다. 가덕도신공항의 허브공항화를 위한 항공물류 전략 수립, 북항재개발 인프라 확충, 남항 서방파제 보강 등이 추진된다.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를 이어가고 하단~녹산선 건설도 본격화한다.
해양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수로기구(IHO) 인프라센터 유치, 마리나 비즈센터 준공, 수산식품클러스터 조성, 스마트양식 빅데이터센터 설립 등도병행한다.
청년·창업·금융 분야에는 3427억 원이 배정됐다. 부산 미래산업 전환펀드를 연 1호씩 총 9호 조성해 지역 기업의 녹색·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북항 1부두 글로벌 창업허브, 에코델타 첨단지식산업센터, 동명대 부지 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 등이 포함된다.
청년도약 지원금, 청년임대료 지원, 보증금이자 지원 확대, 청년문화패스 대상 확대 등 청년 정주·자립 지원도 강화된다. RISE 사업에는 1920억 원을 투입해 산업 맞춤형 인재 육성과 산학 협력 모델을 확립한다.
문화·관광 분야 예산은 5879억 원이다. 북항 야외오페라 갈라 콘서트, 클래식 부산 페스티벌 등 문화행사를 확대하고, 시립미술관 리모델링·오페라하우스 건립 등 대규모 문화 인프라 구축도 이어진다.
러너스테이션 조성, 사직야구장 재건축, 공공체육시설 조성 등 생활체육 접근성 확대, 부산불꽃축제 및 바다축제 내실화,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등을 통해 MICE·관광 중심도시 위상을 강화한다.
박 시장은 “이번 예산안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라는 시민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설계도”라며 “부산의 미래 성장 기반을 시민과 함께 완성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