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9.15 13:29:02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추석을 앞두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예방한 뒤 활짝 웃는 사진을 공개하자,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총리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지지 선언한 전력이 다시 부각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추석 인사를 겸해 아내와 함께 문 전 대통령 내외분을 찾아뵀다. 근황과 지난 일, 막걸리 이야기 등을 나눴다”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렸으나 화기애애한 장면과 달리 반응은 냉담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수박들의 정모’라는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고, 특히 이언주 최고위원은 14일 자신의 SNS에 “이낙연 전 총리가 왜 갑작스레 정치적 행보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더구나 문 전 대통령이 굳이 저렇게 환하게 웃으며 환대하는 사진을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사실 저는 과거 이 전 총리 임명 당시부터 강하게 반대했다”면서 “상대를 깔보는 듯한 권위적 태도와 엘리트 의식에 가득 찬 그가 호남 총리 운운하자, 호남 정신과 정반대인 자가 어찌 호남을 들먹거리냐고 비판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최고위원은 “대외적으로는 자신이 마치 합리적 중도 정치인인 양 과시하면서도 문 정권의 무리한 경제정책들을 한 번도 충심으로 반대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걸 보며, 나라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권력욕에만 가득 차 있구나 싶어 혀를 찼다”며 “그러면서도 정작 검찰개혁 등을 비롯해 사회개혁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그렇게 철학도 없고 능력도 없는 모습을 보이니 문 정권 말기에 치러진 대선에서 본인이 대안이 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런데도 유력한 이재명 후보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최근에는 다시 (이 대통령에 대한) 그 사법 리스크를 들먹이며 국가 리스크가 된다는 식으로 비난했는데, 정말 묻고 싶은 건 그 사법 리스크 그림을 누가 만들어낸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한참 전 일을 끄집어내 확대시키고 검찰의 먹잇감으로 재구성해 던져준 게 이 전 총리 측 아니었나. 그런 식으로 국민들에게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인신공격만 계속하는데, 누가 당신을 지도자로 생각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최고위원은 “게다가 지난번 대선이 어떤 대선이었는가. 대통령이 친위 쿠데타로 헌법질서를 위반해 파면되어 치른 대선 아니었는가”라며 “돕지는 못해도 가만있었어야지, 내란 세력에 동조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 선언한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아무리 자기애가 강해도 그렇지, 어찌 헌법질서 파괴자를 두둔한단 말인가? 형편없는 행동”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총리를 두고 “좌우를 막론하고 앞으로 국민들이 이낙연을 그리워하거나 선택할 일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능력으로도 평가가 끝났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같은 당 고민정 의원도 “(이 전 총리의 문 전 대통령의 회동 사진 공개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는 정치하기 어렵다는 자기고백”이라며 “스스로 존재 이유조차 증명하지 못하는 정치”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이 전 총리의 정치적 텃밭이었던 호남 정가도 “이 전 총리는 이미 호남에서 ‘민주당 가치 배신’으로 각인돼 있으며 특히 (이번 사진 공개가) 민심 회복을 노린 행보였겠지만, 되레 반발만 키운 셈”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이 전 총리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만 국회의원 4선을 역임한 뒤 전남지사·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민주당 대표 등을 지내는 등 한때 ‘호남 대망론’의 상징이었으나 지난 22대 총선 당시에는 자신의 정치적 텃밭이었던 영광 지역에는 발도 못붙인채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다가 친명계 민형배 의원에게 76.09%로 대패했고, 현재는 친낙(친이낙연) 조직도 상당 부분 해체된 상태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 관계자는 1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이 전 총리를 뒷받침할 세력과 서사가 모두 취약하다”면서 “이재명 정부 동력이 절실한 호남입장에서는 더욱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다선 원로 정치인의 ‘의도된 사진 정치’로 보는 시각도 많다”고 꼬집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