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유력 정치인의 복귀인 만큼 정치 지형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호남을 무대로 조국혁신당과 경쟁하게 될 상황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등 복잡한 범여권의 셈법도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징역 2년형을 확정받은 뒤 8개월째 복역 중으로 사면·복권이 이뤄질 경우, 일단은 로우키(low-key, 절제된 방식) 행보를 보이다가 다음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 대표직에 복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국혁신당 한 핵심 관계자는 11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차기 전당대회까지 1년 정도 남아 있으나 그 전에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조 전 대표를 당대표로 추대하자는 하자는 애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물론 이러한 일정들은 당원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앞서 범여권에서는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만 단행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의 경쟁이 뜨거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어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22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 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전략으로 호남에서 46.9%를 득표해 민주당을 앞섰으며, 더구나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도 당시 이재명 대표가 담양을 직접 방문해 지지를 호소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국혁신당 장철원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호남지역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에 조 전 대표만큼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 없어 조 전 대표가 사면‧복권돼 직접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될 경우, 조국혁신당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조국혁신당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전지 지역에까지 출마할 경우, 지역 일부를 내주거나 단일화를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친문(친 문재인계) 의원은 “이 대통령이 당선된 이상 조 전 대표는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통합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당원들을 보면 전통 지지층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입당한 지지층이 많은 것 같다”고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범여권에서는 조 전 대표가 복권까지 이뤄질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권 가도의 상징성을 가진 서울시장이나 고향인 부산시장에 출마해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 대통령 옛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중앙정치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조국혁신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경우) 곧바로 조국혁신당으로 복당은 하겠지만 한동안은 휴식을 취하면서 당원들과 두루 만나며 본인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범여권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그 시기는 지방선거 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유력 대권 주자인 조 전 대표가 당장 당에 들어오는 구도를 원치 않고 있으며, 조국혁신당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서 몸값을 높여야 합당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양당 모두 합당 가능성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전 대표가 사면 명단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이재명 정권이 기어이 파렴치한 권력형 범죄자 조국 전 대표를 사면하려고 한다”며 “단순히 정치적 흥정을 넘어서 조국 일가족은 아무 죄가 없다고 세뇌한 김어준 류의 그릇된 인식을 반영하는 최악의 정치사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