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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 117년 만에 가장 더운 7월 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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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7.16 11:55:11

사진=연합뉴스

이달 첫 일주일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일주일로 남았다. 수도권기상청은 지난 7일 서울·경기도교육청에 “학생들이 하교할 때 양산을 쓰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수도권에 강한 햇빛과 함께 때이른 폭염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장마철이라 구름이 많이 끼거나 비가 왔지만, 올여름에는 방학도 하기 전에 폭염이 시작됐고, 일사도 매우 강한 상황이다.

다음날 8일 오후 3시쯤 서울(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기온이 37.8도까지 올라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 이래 7월 상순(1~10일)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되고, 일부 지역은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며 시민들의 불쾌지수가 극에 달했다. 이날 서울 장마기간인데 제대로 된 비 한번 구경 못해 답답하던 순간 오후 18시경 폭우가 쏟아졌다. 짧지만 강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외에도 기상관측이래 7월 상순 기준 가장 더운 날을 갈아치운 곳이 수두룩했다. 늦은 오후 경기 파주시와 광명시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온은 각각 40.1도를 넘긴 적은 있지만, 7월 초에 40도 이상이 관측된 건 역대 처음이다.

인천과 부산도 기온이 각각 35.6도와 34.5도까지 올라 1904년 8월과 4월 기상관측 시작 후 7월 상순 최고기온이 바뀌었다. 대전도 36.3도로 1969년 1월 기상관측이래 7월 상순 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반도 서쪽 지방을 덮친 무시무시한 8일의 폭염은 고기압과 함께 불어온 동풍 영향 때문이다. 바람이 산맥을 넘으면 일종의 ‘푄 현상’에 의해 고온 건조해지는데, 이 탓에 태백산맥 동쪽은 서늘해지고 서쪽은 뜨거워졌다. 이에 이날 오후 4시 기준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등 서쪽 지방은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반면, 동풍이 부는 강원도와 경상권 동해안은 상대적으로 신선한 상황이다.

또한 12일까지 ‘이중 열돔(Heat Dome)’에 갇히는 현상이 이어졌다. 아래로는 북태평양 고기압, 위로는 티베트 고기압이 이불처럼 한반도를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진 동풍의 영향으로 수도권의 기온이 급등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018년에도 이중 열돔으로 역대급 더위가 나타났는데, 올여름에는 같은 현상이 더 일찍 나타났다”며 “특히 동풍이 육상을 타고 갈수록 더 가열되면서 풍하 측에 있는 수도권의 폭염강도가 가장 강했다”고 설명했다.

때이른 폭염에 온열질환자도 급증했다. 산업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오는 9월까지 100일간 온열질환 예방 31 STEP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 작업 구간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휴게시설과 현장 곳곳에 이동식 에어컨을 비치하는 등 근로자의 근무 환경을 살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폭염경보와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전국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혹서기 근로자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HDC 고드름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몸을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어 몸이 스스로 열을 식힐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무더운 환경에서 일하는 산업 근로자 뿐만 아니라 노약자, 심뇌혈관·당뇨·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자, 고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도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이처럼 현장에서 대비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온열질환자가 한풀 꺾이면서 남부지방부터 폭우가 쏟아지는 등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찜통 더위에 기다리던 비를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시는 분들. 그분들의 건강과 안전사고가 일어나질 않기를 바라면서 이글을 마친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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