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4.11 11:37:09
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비전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메인 슬로건으로 ‘지금은 이재명’이라고 정해졌다”면서 “대선 슬로건으로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 내란마저 이겨내고 세계 속에 우뚝 선 위대한 나라임을 증명할지, 파괴와 퇴행의 역주행을 계속할지 결정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며 “‘모방의 기술’로 이룩한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시스템을 ‘주도의 기술’로 전환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효율성 높고 속도감 있는 압축 성장으로 ‘세계 최빈국’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금자탑을 쌓았지만 이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변화를 예고하며, 초 과학기술의 신문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면서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던 ‘기능 중심 사회’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를 고심하며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가치중심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현실에 발을 딛고 이상을 향해 팔을 뻗는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실용주의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체제로 ‘자국우선주의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우리 안의 이념과 진영 대결은 우리가 맞닥뜨릴 거대한 생존 문제 앞에서는 모두 사소한 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이 새 희망의 미래를 여는 레벨업의 전기로 만들겠다. 70년의 위대한 성취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를 개척하겠다. 이것이 바로 ‘K-이니셔티브’의 비전”이라면서 “지금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망으로 뭉쳐 있다. 새 길을 내기 위해 익숙한 옛길을 과감히 폐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내란 종식은 우리가 이룰 위대한 성취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위대한 대(大)한국민의 유전자에 각인된 ‘위기 극복 DNA’는 더 나은 나라를 만들 무한한 열정, 담대한 용기로 발현될 것”이라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기적의 나라 대한민국은 약육강식의 세계질서와 격랑의 인공지능 첨단과학 시대조차 극복하며 ‘세계의 표준’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날 것”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없는 길을 만들어 걸어온 저 이재명이 위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로서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길을 열겠다. ‘K-이니셔티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11분 37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공개한 대선 출마 선언 영상에서도 ‘K이니셔티브’라는 국가 비전을 앞세워 “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가 되고 싶다”면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지난 2017년과 2022년에 이은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먹고사는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던 시대에 김구 선생이 ‘문화 강국’을 얘기했다”며 “(국민은) K컬처에 더해 촛불혁명, 빛의 혁명을 통해 무혈의 평화혁명으로 현실 권력을 끌어내린, 세계사에 없는 K민주주의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런 것을 ‘K이니셔티브’라고 통칭하고 싶다. 규모는 작지만 소프트 파워 측면에서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하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집권할 경우, 국정의 첫 번째 목표로 ‘경제성장’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 같은 상태로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난 3년간 정부는 경제를 방치했다”고 지적하면서 “첨단과학기술 투자가 중요한데 과학기술 수준이 너무 높아져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연구·개발 투자로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줄곧 주장해온 ‘잘사니즘’을 키워드로 제시한 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고통 없는 삶을 넘어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하면서 ‘경제성장’에 이은 목표로는 ‘생명 중시’를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재난이나 사회적 위기 때 피해를 보는 것은 힘겹고, 못살고, 어려운 사람 순으로 일어나며, 사회·문화의 수준은 약자들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생명·안전을 유지해야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가,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외교 분야와 관련해서는 “한미동맹도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일관된 원칙은 ‘대한민국 국익 최우선’”이라며 “경쟁할 영역은 경쟁하고, 협력할 영역은 협력하고, 갈등의 영역은 잘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제는 국가 간 경쟁이 기업 간 경쟁과 거의 같아져 기업과 정부의 역할 분담,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런 목표를 달성할 방법으로 실용주의와 신속성을 꼽으면서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가 아니라 어떤 게 더 유용하고 필요하냐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번 출마 선언 영상에는 지난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 등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이라는 제도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제도를 갖고 사는 국민의 위대함이며, 억압하면 굴복하는 게 아니라 이겨내는데, 이번에도 저항했다”면서 “우리 국민의 위대함이 대한민국 위대함의 원천으로 겨울이 깊었던 것처럼 봄은 더 따뜻할 테고, 그 따뜻한 봄날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대선 때는 자신이 소년공으로 일했던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첫 출마 선언을 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8년간 세 차례의 출마 선언 메시지에도 변화가 있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제가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출신”이라면서 자기 삶의 궤적을 소개하는데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삶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2022년 지난 대선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출사표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의 정치 철학을 강조하고 강력한 경제 부흥정책과 기본소득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