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5.04.08 16:43:13
이화익갤러리는 오는 9일부터 29일까지 한예종 미술원 교수를 오랫동안 역임한 설원기 작가의 개인전 "작품 설명(Explanation of my painting)"을 연다. 개인전 주제가 특별하다.
설원기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 도록에 7페이지를 할애해, 국문과 영문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추상'에 대해 상세하게 글을 썼다. 추상 작품을 설원기 작가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애매하지 않고 친절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는 이 글에서 추상(Abstraction), 표현과 의미(Expretion and meaning)이라는 소주제를 통해, 작가가 정의하는 추상에 대한 생각, 자신의 작품세계,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작가의 정의를 이해하기 쉽게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일례로 자신의 추상작품 "2023-35"를 실제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작가가 의도하고 바라보는, 작가 관점의 추상 작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자들은 이화익갤러리를 방문해 작품을 보기 전, 이번 전시의 주제이자 도록의 글인 "작품 설명"을 먼저 읽고, 작품을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현대 추상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관람자라면, 이번 전시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일명 "설원기 식 추상 바라보기"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추상에 접근하는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는 작가의 "작품 설명"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설원기 작가가 생각하는 '추상'이란?
작가는 추상을 둘로 나눈다, 하나는 Abstract이고 또 다른 하나는 Non-objective다. 둘다 추상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작가는 이 둘을 나눠서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Abstract(추상)는 피카소처럼 구상에서 추상으로 대상을 추상화하는 추상 작품을 말하고, Non-objective(비구상)는 칸딘스키처럼 "대상이 없는 자기성찰적" 추상 작품을 일컫는다고 설명한다.
설원기 식 '표현과 의미'란?
작가는 개념미술의 시각적 의미의 '언어적 의미화'에 대해 바판하고 있다. 설원기 작가는 "미술에는 아직 감각의 의미가 있다."라며,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감각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는 여기에서 "판단과 선택"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작품을 할 때는 기술적 기교를 배제하고, 생각과 행동을 반복한다. 그러다가 "더 그리면 마음에 품었던 낭만이 멀어질 것 같을 때 멈춘다." 판단과 선택의 시점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다.
작품 "2023-35" 설명하기
실제로 설원기 작가는 자신의 작품(2023-35)을 예로 들면서 일명 "설원기 식 추상 바라보기"를 설명한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작가는 이 추상 작품을 언어로 "혼란과 균형"이라고 정의한다. 이전에 언급했던 "표현과 의미", 그리고 "판단과 선택" 방식을 통해 추상 작품을 논리적 이유 없이 그렸고, 관계의 강요를 통해 미의 균형을 실험했다고 밝혔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많이 이들이 추상은 어렵다고 한다. 우리의 익숙함에 충격을 주는 셈이다. 어려움의 자연스러움을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한다."라고 썼다. 추상은 우리의 익숙함에 충격을 주려는 것일 뿐이므로 그 어려워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추상이 주는 충격과 그 어려움을 자연스럽게 즐기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즐기지 못할 정도로 어렵게 느끼지 말라는 의미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