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미니사사(社史)⑨] “현대건설은 현대史 그 자체”…대한민국 건설업계 ‘맏형’으로

  •  

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3.21 10:31:05

80년 세월 한국건설사(史)의 산 역사로 우뚝
한국전쟁 복구부터 중동 진출까지 성장 신화
현재까지 해외서 59개국 889개 프로젝트 수행

 

현대건설의 1960년대 태국의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모습. (사진=현대건설)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한길을 걸어온 기업들이 있다. 이에 CNB뉴스가 국내 대표적 장수(長壽) 기업들의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미니사사(社史)> 시리즈를 연재 중이다. 이번 편은 해방 직후 태동해 80여년 간 한국의 건설업계를 이끌어온 현대건설 이야기다. <편집자주>




현대건설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업계의 맏형이자 종가(宗家)’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고(故) 정주영(1915~2001) 회장이 범(凡)현대가를 일으킨 모체 기업으로, 범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1947년 5월 현대자동차공업사 공장 한 켠에서 ‘현대토건사’라는 사명으로 시작해 어느덧 창립 78년을 맞았다.

회사는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도로를 닦고 끊어진 다리를 연결하고 건물을 올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후 재건의 상징과도 같은 1950년대 한강인도교 복구공사다. 이는 당시까지만 해도 이름 없는 한 군소업체를 일약 대형 건설사 반열에 올린 계기가 됐다.

한강인도교는 ‘인도교(人道橋)’라는 이름 그대로 1936년에 완공된 광진교와 더불어 사람이 직접 도보로 건널 수 있는 두 개의 한강 다리 중 하나다. 복구 공사 계획은 1950년대 당시 약 2억 3000만환에 달해 국내 건설업계가 들썩였다. 당시 완성된 고령교에 비해 무려 다섯 배에 이르는 큰 규모와 전후 최대 복구사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의 공사 수주를 위한 이전투구가 시작된 가운데 현대건설도 수주전에 뛰어들었고, 최종 낙찰받았다. 하지만 공사를 따내는 데는 성공했어도 파괴된 다리를 복구한다는 점에서 난관이 많았다. 물에 빠져 있던 교량의 잔해물이 공사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수중 콘크리트에 파일을 박을 때는 잠수부까지 동원했다.

 

1950년대에 복구된 한강인도교 전경. (사진=현대건설)

중량 500톤에 달하는 구교를 2m가량 들어 한강의 수면 위로 내리는 작업은 한강인도교 복구공사 최대의 관문이었다. 현대건설은 구조역학을 치밀하게 적용, 정확한 계산에 따라 별도 해체작업 없이 구교를 그대로 들어 올렸다가 수면 위로 내려 작업 발판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은 효율적 공사 진행을 통해 예정된 공기인 8개월 만에 완벽하게 한강인도교를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역사 이정표 쓴 경부고속道 사업



한강인도교 공사 등으로 탄력을 받은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나서게 된다.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고속도로 중 하나로,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다.

경부고속도로 공사가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1966년 태국 건설성 도로국으로부터 수주한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태국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은 국내 고속도로 건설을 본격화하는 바탕이 됐다.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이 준공 단계에 들어선 1968년 2월 경부고속도로가 첫 삽을 떴다.


현대건설은 경부고속도로 공사에 연인원 900만 명, 중장비 165만 대, 시멘트 680만 포, 아스팔트 47만 드럼, 철근 5만 톤을 투입해 총연장 4차선 428km의 약 30%에 해당하는 128km 구간을 건설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 왕복 4차선 도로가 준공된 당시 전경. (사진=현대건설)

한편,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는 1967년 1월에 착공해 1968년 3월에 완공했다. 이 공사 이후 1976년까지 태국에서만 총 6건의 고속도로 건설 실적을 올렸다. 또한 태국 진출과 거의 동시에 이뤄진 베트남 진출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1970~80년대에는 전세계적인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중동 지역에서 대형사업에 참여했다.

대표적 사례가 1976년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다.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지대인 주베일 지역의 산업시설을 위한 신항만 공사다. 공사 금액은 당시 9억 3000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단일 회사(현대건설)가 맡은 공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주베일 산업항의 공사는 크게 △호안 공사 △방파제 공사 △안벽공사 △해상 유조선 정박시설 공사 등으로 나뉜다. 이 공사에는 200여명의 토목, 건축, 기계 및 설비 분야의 상주기술자와 관리자를 비롯해 100종에 이르는 각 분야의 기능공이 하루 최대 3600명까지 참여했다. 이 사업은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발판이 됐다.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전경. (사진=현대건설 공식 블로그)

 


중동·싱가포르 등 해외서 맹활약



2000년대 들어서는 싱가포르에서 수년에 걸친 매머드급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일명 ‘투아스 메가포트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서쪽 외곽의 투아스 지역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파시르 판장, 케플 등 남부 도심에 분산된 컨테이너 터미널을 이곳으로 한데 모아 운송 효율을 개선하고 도심을 개발하는 초대형 개발사업이다.

현대건설은 2014년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PA)이 발주한 투아스 핑거1 매립공사를 수주했으며, 이후 성공적인 수행 실적과 우수한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2018년 투아스 터미널 2단계(Tuas Finger Three) 해상 매립공사를 일본의 펜타오션, 네덜란드의 준설매립 전문시공사인 보스칼리스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2019년에는 총 물동량 6500만TEU(1TEU=20ft 화물 용량) 중 2100만TEU를 담당하는 핑거3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바다를 매립해 총 4곳의 신규 화물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는 ‘투아스 메가포트 프로젝트’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현장의 면적은 387㏊로 여의도의 약 1.33배 규모다. 케이슨 227함, 준설 2500만㎥, 매립 1억 2300만㎥의 공사를 현대건설(35%)과 일본의 펜타오션(35%), 네덜란드의 보스칼리스(30%)가 함께 수행한다. 모든 공사는 공동수행이 원칙이며, 각 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회사별로 역량있는 공종의 시공을 주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케이슨 제작 및 설치를 리드해 수행 중이다.

 

(왼쪽부터)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1 매립공사,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모습. (사진=현대건설 공식 블로그)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최근 사우디 전력청(SEC)이 발주한 ‘태양광 발전 연계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하는 등 해외에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1966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현재까지 해외에서 59개 국가 889개의 프로젝트(총 해외수주액 1455억달러)를 수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모두 3600개 공사를 수행했다.

최근 한국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누주 금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데는 건설업계 맏형으로 78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현대건설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CNB뉴스에 “올해에는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혁신 기술 및 상품 개발, 고부가가치 해외 사업 추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도자 (2025/03/21 11:07:21)

찬성 0  반대 0 

오래된 감동의 역사입니다.

도자 (2025/03/21 11:06:14)

찬성 0  반대 0 

오래된 감동의 역사입니다.

네티즌 의견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2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