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 기각

업무 복귀한 최재해 “공직기강 확립에 역점 두고 감사원 운영하겠다”

민주당 등 야권, 뒤통수 맞아...윤 대통령 탄핵 선고 앞두고 긴장 고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13일 오전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전원일치로 기각함으로써 이들이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 만에 즉시 직무에 복귀했다.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을 비롯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전원일치로 기각함으로써 이들이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 만에 직무에 복귀했다.

헌재는 13일 오전 10시 최 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열어 “(감사원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고 부실 감사라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이번 헌재의 판단을 두고 야권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조만간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비상계엄의 주요 이유로 민주당 등 야당의 이른바 '줄탄핵'을 원인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헌재의 이번 선고는 윤 대통령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된다.     

헌재는 감사원장 탄핵과 관련해 “국회 측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므로 부실 감사라는 주장을 추가했지만,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되지 않은 사유이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헌재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했다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다수의 제보를 근거로 실시한 특정사안감사”라며 “권익위원장 개인에 대한 개인 감찰뿐 아니라 권익위원회의 행정사무에 관한 감찰도 포함돼 있어 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감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직시했다.

아울러 헌재는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요청도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현저히 자의적이라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것으로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헌재는 최 원장이 2022년 7월 29일 국회에 출석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한 부분도 “성실한 감사를 통해 원활한 국정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어 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헌재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이태원 참사,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등과 관련한 감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으며, 특히 감사원이 훈령 개정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감사청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소추 사유에 관해서도 “감사원의 직무 범위나 권한에 실질적 변동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훈령 개정 과정에서 최 원장이 헌법 및 감사원법을 어긴 것은 맞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는 별개 의견을 남겼다.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13일 최 원장이 감사원으로 업무 복귀를 위해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월 5일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감사원의 독립성·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이유로 최 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최 원장 탄핵 심판의 쟁점은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 여부 △감사 계획과 착수 과정의 절차적 적법성 △보도자료 작성 및 발표 과정의 위법성 △국회 자료 제출 요구 거부였다.

이에 헌재는 1차 변론기일에서 국회와 최 원장 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우 산업금융감사국장과 김숙동 감사원 특별조사국장에게 ‘국무총리에게 감사 청구권을 부여하는 감사원법 개정’과 ‘서해 공무원 피격 당시 상황’에 관해 질문한 뒤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지 69일 만에 변론 절차를 마무리한 바 있다.

한편 최 원장 13일 헌재 결정 직후 감사원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복귀하게 되면 국민께서 불안해하지 않도록 감사원 기능을 다하도록 하겠다”면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신 헌재 재판관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 원장은 감사원 중점 업무 분야에 대한 질문에 “공직기강 확립에 역점을 두고 감사원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답했으며, ‘야당의 무리한 탄핵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