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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라도를 찾아서①] 14억 인구서 금맥 캔다…인도 향하는 현대차·LG·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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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5.03.17 10:02:28

정의선·구광모·신동빈, 총수들 연이어 방문
현지 사업장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 구상
인도는 인구 1위에 GDP 성장률 가팔라
25세 미만이 40% 차지하는 점도 매력적
세계서 단연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꼽혀

 

구광모 ㈜LG 대표(앞줄 가운데)가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기존 항로를 재조정해야할 때다. 한국 기업들이 신시장 개척이란 과제에 당면했다. 자국 우선 주의를 내세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를 높이고 있고, 대립각을 세운 미·중 사이에서 중국 이외의 다른 선택지인 제3세계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눈 밝은 기업들은 서둘러 다른 지대로 속속 방향타를 돌리며 성공적인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찾을 수 있을까? <편집자주>


 


삼국유사에는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이 결혼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허황옥이 배를 타고 건너와 왕후가 된 이야기는 지상파 드라마 소재로 쓰이며 화제가 된 적 있다. 지금으로 치면 국경 없는 로맨스, 세기의 국제결혼인 셈이라 그 자체로 드라마다. 허황옥의 출신지인 아유타국은 현재 인도의 아요디아 지역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와 인도가 손을 잡은 역사적 사건은 이렇듯 기록으로 남아있다.

다시 한 번 굳게 손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늘날 먼저 손 내미는 쪽은 한국 기업들이다. 총수들이 연이어 인도를 방문하며 현지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미래 전략을 직접 챙기기고 있다. 경제적 동반자로 인도를 낙점한 것이다.
 


공장에도 판매점에도 발도장 ‘꾹’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지난달 24일 나흘간 인도를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수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과 벵갈루루에 있는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연이어 찾아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구상했다. 뉴델리와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LG브랜드샵, 릴라이언스 등 유통 매장에서는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춤한 제품을 살폈다. 채식 인구가 많은 인도시장 특성을 반영해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냉장고와 인도 여성들이 일상복으로 입는 사리(Saree)의 옷감을 관리해 주는 세탁기 등이다.

‘골든타임’을 따질 만큼 중요한 시기. 가전 생산라인을 둘러본 구 대표는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 행사에 전시된 3륜 EV 콘셉트 (사진=현대차)

 


여러 지표 '맑음'…경제 성장률 ‘함박웃음’



성장세가 확연하기에 가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인 인도의 인구는 약 14억 명이며 이 가운데 25살 미만이 약 40%에 육박해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경제력 순위 4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 GDP 성장률이 전 세계서 최고 수준인 6.5%로 내다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두 차례나 인도를 방문한 것도 다르지 않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중요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인도 자동차시장 규모는 500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은 3위다. 승용차 시장의 경우 41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할 목표를 세우고, ‘최소 5억달러를 인도에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게 최대 100%인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21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간 다각적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난 정의선 회장은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간 다각적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차는 1996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자동차 산업 발전, 고용 창출, 수출 증대 등 인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지속적인 투자와 성장을 통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Viksit Bharat(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 기아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푸네지역에 현대차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현대자동차가 인도 델리서 열린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에 참가해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하며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 콘셉트를 공개했다.

마이크로모빌리티(Micro Mobility)는 전기 오토바이, 초소형 전기차 등 친환경 동력을 활용한 소형 이동수단이다. 인도, 아태 등지에서 대중교통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인도 시장에 활용 가능한 3륜 및 마이크로 4륜 EV의 양산을 검토하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과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물류 요충지로 활용



현지에서 자회사 두개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의 신동빈 회장도 지난달 인도를 찾았다. 푸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푸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현지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증설한 생산시설이다. 공장 부지 면적은 6만제곱미터로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한다. 신공장에는 롯데웰푸드의 자동화 설비 등 한국의 선진 생산 기술이 도입됐다. 푸네 신공장은 오는 2028년까지 생산라인을 16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신공장 준공과 상반기 내에 출범하는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의 통합 법인을 앞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물류 거점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빼빼로 브랜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낙점한 인도 하리아나 공장은 올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인도 출장 중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 등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비즈니스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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