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3~6일 개최
SKT·KT·LG유플러스, 통신3사 나란히 출격
‘AI’ 필두로 전 세계에 향상된 기술력 알려
해킹·피싱 등 ‘보안 위협’ 대응 기술도 주목
‘상생’도 신경 써…유망 강소 기업들 소개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눈부십니다. 하루만 놓쳐도 따라잡기 빠듯할 만큼 빠릅니다. 어렵다는 편견마저 있어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테크크]는 편한 뉴스를 지향합니다. IT, 전자, 게임 등의 소식을 보다 접하기 쉽게 다듬고 정돈해 전합니다. 웃으며 가볍게 보셔도 좋습니다. <편집자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일(현지 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5(Mobile World Congress 2025)’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6일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 주제는 융합하라(Converge), 연결하라(Connect), 창조하라(Create)로 통신 분야에서 IT 산업 전반으로 성격이 확장된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일찍이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참가해 AI를 필두로 향상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행사 기간에는 특히 세 가지 장면이 도드라졌다.
‘AI’의 일상화·지능화·수익화
몇 해 전부터 화두였던 AI(인공지능)는 올해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전시회에서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혹은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AI’의 일상화·지능화·수익화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능화된 AI와 일상생활이 접목된 미래상을 직관적으로 소개했다.
KT는 ‘K-STREET’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몄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한국의 길거리를 걸으며 AI 기술과 우리 고유의 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KT는 안전한 길거리를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5G 정밀 측위 기술인 ‘엘사(EL SAR)’를 비롯해 스미싱·스팸 차단 기술, AI 영상분석 솔루션이 적용된 다양한 보안 기술을 공개했다.
한국의 포장마차를 재현한 ‘K-포차’에서는 AI를 활용한 패턴 분석 기술을 선보였다. 테이블 오더 서비스인 ‘KT 하이오더’를 통해 주문된 제품을 BC카드 페이북 앱을 통해 결제하면 AI가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해 연관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아파트를 모티브로 한 ‘K-하우스’에서는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홈 환경을 소개했다. 지니TV가 개인 맞춤형으로 조명, 커튼, 공기청정기를 조절하고, 소음 감지 기능을 통해 실내 환경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소개됐다.
미래 경기장을 그린 K-스타디움(Stadium)에서 관람객들은 ▲AI 실시간 자막 번역 ▲AI 이강인 ▲AI 응원가를 체험했다.
AI 실시간 자막 번역은 경기장 내 외국인 팬을 위한 실시간 다국어 자막 번역 서비스다. 관람객이 경기장 아나운서처럼 멘트하면 AI가 실시간으로 번역해 희망하는 언어의 자막으로 표시해준다.
AI 이강인은 KT가 후원하는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이강인을 AI로 학습한 디지털 휴먼이다. 관람객이 키오스크에 이름을 입력하면 AI가 마치 이강인 선수가 직접 말하는 것처럼 환영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AI 응원가는 AI 음악 생성 플랫폼을 활용해 맞춤형 응원가를 제작하고 들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밖에 체험형 콘텐츠인 K-팝 댄스 챌린지(K-POP Dance Challenge)도 운영했다. AI가 생성한 K-POP 댄서들이 환영 인사를 하고 AR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는 등의 경험을 제공했다.
LG유플러스는 2050년의 미래 생활상을 그린 ‘익시퓨처빌리지(ixi FutureVillage)’를 공개했다. 실제 주거 공간을 3분의 1 크기로 축소한 조형물로, 이 안에서 ‘안심 지능(Assured Intelligence)’ 기반 AI ‘익시(ixi)’가 바꿀 미래를 추체험하도록 했다.
‘익시퓨처빌리지’는 투명 OLED 3개를 활용해 승용차 두 대를 나란히 붙인 크기(가로 3.8m, 세로 3.5m)로 조성됐다. LG유플러스는 3개의 방을 만들고 상황극처럼 각각의 장면을 시연했다.
가령 거실에 앉은 노부부는 ‘익시’의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하루 권장 활동량과 혈압 데이터를 확인한다. 익시는 노부부를 위해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건강 상태에 맞춰 적절한 운동을 제안한다.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알림을 보낸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아이가 거실에서 넘어지면 AI가 이를 감지하고 보호자를 호출한다. 소상공인은 ‘익시오’를 활용해 자동으로 예약을 관리하고, 고객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을 제안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SK텔레콤은 본궤도에 오른 AI가 가져올 ‘수익화’에 대한 청사진을 내비쳤다.
현장에서 유영상 SKT CEO는 “SKT의 AI는 탐색과 확산의 시기를 거쳐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다”며 과도기에 접어들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AI 피라미드 2.0 전략이다. SKT는 AI DC(데이터센터) 사업을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Modular) AI DC, 단일 고객 전용 AI DC, 하이퍼스케일급 AI DC 등 총 4대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유영상 CEO는 “이동식 모듈형 데이터센터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추진을 계획 중”이라며 “모듈러 방식이 빠른 구축이 장점인 만큼 단기간 내 수익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AI 에이전트 사업은 올해 출시가 예정된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화 실현에 나설 계획이다.
SKT는 현재 AI 에이전트 사업을 B2C(개인용 서비스)와 B2B(사업자용 서비스)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SKT와 SK C&C가 원팀으로 개발 중인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는 내부 베타 테스트를 거쳐 연내 SK그룹의 21개 멤버사로 확산, AI B2B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유영상 CEO는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통해 AI 사업 수익화를 본격 추진하고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로 들어오는 위협, 기술로 방어
전시 기간, 각종 사이버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기술도 소개됐다.
SKT는 통신 빅데이터 기반 AI 보안 솔루션 FAME(Fraud detection AI for MNO & Enterprise)을 선보였다. FAME은 기업 고객을 위한 사기탐지 모델, 이동통신 이용자를 위한 스팸필터링 모델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FAME의 사기탐지 모델은 SKT의 위치 데이터와 전화, 문자 정보 등의 통신 데이터를 AI로 실시간 분석해 금융·보험 사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사용자가 은행 앱에 로그인할 때 보이스피싱 번호와의 통화 이력이 발견되면 계좌 이체를 중단하거나 고객에게 경고를 발송한다.
또한 FAME은 LLM 기술을 활용해 스팸·스미싱·악성 앱·악성 URL 등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여러 안심 기능을 소개했다. 개인 정보가 서버에 남지 않고 단말기만 저장되는 ‘온디바이스sLM’, AI로 만든 음성을 구분해 스팸/피싱 피해를 방지하는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 대화 내용이 유출되더라도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암호화하는 ‘양자암호 기반 개인정보보안’ 등이다.
그중 안티딥보이스 체험존에서 방문객은 직접 본인의 목소리를 녹음한 후 딥페이크로 음성을 변환하고, 안티딥보이스가 적용된 AI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가 이를 감별하는 체험을 했다.
글로벌 시장, '함께' 진출
국내 유망 기업과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SKT는 ‘MWC25’의 부대행사로 열린 4YFN(4 Years from Now)에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AI스타트업 15개사와 함께 참여했다. 이 자리서 SKT는 해당 스타트업과 다양한 협업 사례를 소개하고 AI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4YFN’는 4년 뒤 MWC 본 전시에 참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교류하는 자리로, SKT는 지난 행사부터 참여하고 있다.
KT는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10개 사가 참여한 ‘KT 상생협력관’을 마련했다.
KT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대내외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KT 상생협력관 참여 기업이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수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유럽 현지 VC 초청 투자상담회 등 실효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현지에서 운영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벤처투자, GSMA 등과의 협력으로 기획됐다.
이와 함께 KT는 GSMA 공식 스폰서 피칭 세션을 통해 KT 상생협력관 참여사들이 4YFN Investor Club 등 현지 투자자 앞에서 IR 피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편 MWC25에는 전 세계 2700여 개 기업과 10만여 명 이상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19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전시회서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확대 적용한 신규 ‘갤럭시 A 시리즈’, 역대 갤럭시 S시리즈 중 가장 얇은 디자인의 ‘갤럭시 S25 엣지’, 최초의 안드로이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