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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비명계 연쇄 회동에 불교계 예방 ‘통합’ 행보 계속

김부겸과 회동서 ‘개헌’ 입장 차 확인…임종석, 김동연 회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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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5.02.25 11:29:52

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24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나 심각하게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내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24일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약 85분간 걸친 만찬 회동에서 “우리가 공동으로 내란 상태인 국가를 위해 국민을 대통합시킬 수 있는 무언가 만들어 보자” 공감대도 있었지만 ‘개헌’ 문제를 두고는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김 전 총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개헌, 정치 개혁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고 이 대표에게 요구 했다”며 “이 대표께서는 ‘나도 생각은 왜 없겠나, 아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집중해야 될 때가 아닌가’라고 해서 공방이 오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이 문제(개헌)에 대해서 이 정도도 이야기를 안 하면 어떡하나’라고 이야기했고, 이 대표께서는 ‘나도 생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언론에 공개된 회동 모두발언에서도 “(국민들이) 답답해하는 건 21세기 한복판에 대통령 한 사람이 헌정을 문란케 하고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사회 대타협이 필요하고, (이는) 개헌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단순히 탄핵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준비하고 정치 개혁과 개헌에 관한 민주당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전 총리는 비공개 회동에서도 거듭 개헌을 포함한 정치 개혁에 대해 이 대표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하게 요청했으나, 이 대표는 “나도 생각은 왜 없겠나. 그러나 지금은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고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오후에 이어진 다음 일정 때문에 회동후 기자들에게 회동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으나 민주당 측 한민수 대변인과 김 전 총리 측 오영식 전 의원이 회동 결과를 소개했다.

한 대변인은 “김 전 총리는 당 운영에서 상처받고 떠난 사람을 포용할 방안을 요청하고, 개헌을 포함해 정치 개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이에 이 대표가 ‘개혁의 그림을 그리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 전 의원도 “당 정체성 논란, 국민통합 방안, 추경 등에 대해서도 두루 논의가 오갔다”면서 “개헌 등 정치 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셔야 한다는 김 전 총리의 강한 주문이 있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3일 대표적인 친문계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21일에는 지난해 22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과도 잇달아 만났으며, 오는 27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28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만나는 등 비명계 통합 행보는 계속한 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전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을 예방해 현 정국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김 전 총리를 만나기 전후로 대한불교 조계종·태고종 총무원장을 연달아 만나는 등 통합 행보를 위한 ‘광폭행보’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세상이 너무 심하게 극단적·대결적이어서 걱정이다. 그 안에서 누가 더 책임이 크냐는 상대적 문제일 뿐”이라며 “손바닥도 다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국민이 불안·불편한 데에 저를 포함한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저희도 부족함이 많아서 국민의 삶이 어려워지고 국가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된 것 같다. 그것도 저의 과”라며 “최근 상황이 급작스럽게 갑자기 생겨 우리 사회가 가져왔던 문제가 폭발한 것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상황이 심각한 것은 분명하지만 정치권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내기 쉽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분들, 특히 종교계 분들이 나서줄 필요가 매우 크다”고 불교계 등 종교계의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진우스님은 이 대표에게 “숲과 나무를 함께 보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면서 “전체 숲이 조화롭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까지도 다 포섭해야 한다”고 반대 측도 포용하는 ‘덕스러운 정치’를 당부했다.

이어 진우스님은 “요즘 국민에게 사과하는 정치인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무조건 옳다’만 너무 많이 주장하는 것 같은데 국민에게 정말 죄송한 일”이라며 “반대하는 분들에게 오히려 더 다가가서 진심으로 하는 것이 그야말로 정치 지도자 덕장으로서 행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에서 총무원장인 상진 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태고종 총무원장인 상진스님을 예방해 “요즘 우리 사회가 매우 혼란스럽기도 하고 적대적 분위기도 격화돼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진리를 탐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가 많은 역할을 해주셔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이에 상진스님은 이 대표에게 “많은 지혜를 발휘해 국민들이 편안하게 해달라”며 “일부 종교인들이 돈과 권력을 쫓아 국민을 현혹하는 현실은 매우 우려스럽다. 일부 정치인들이 그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진스님은 이 대표에게 자신이 쓴 ‘수봉상진법어집’을 선물로 건넸고 이 대표는 “마음 수련 삼아 보겠다”고 전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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