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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위기의 부동산…국내 빅5 건설사의 생존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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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2.26 10:13:45

올해도 고금리·원자재·인건비 ‘3중고’
5대 건설사 모두 매출 목표치 낮춰
서울 노른자위 등 ‘선택과 집중’ 전략
국내 침체 길어지자 해외로 눈 돌려

 

지난 16일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빅5 건설사들이 전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며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보다 낮춰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건설사의 올해 매출 목표를 더하면 지난해 매출 합계보다 약 8조원이나 줄었다. 인력 채용 등 후방 산업으로의 파급 효과가 큰 건설업의 위축으로 내수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올해 매출 목표치를 15조 9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액(18조 6550억원)보다 2조 7550억원 낮은 금액이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매출액(32조 6944억원)에서 올해는 2조 3107억원 감소한 30조 3837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목표를 8조 4000억원으로 발표하면서 지난해 매출(10조 5036억원) 보다 2조 1036억원 줄었다. DL이앤씨는 매출 목표가 7조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8조 3184억원) 5184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한 GS건설은 전년 매출(12조 8638억원)보다 2638억원 적은 12조 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지난해 보다 낮은 목표치를 제시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공사비 증가로 인해 착공 물량이 줄어드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계속돼 온 고금리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다. 수분양자 입장에선 대출금리가 높아진 만큼 이자 부담이 커진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의존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금융권에 더 많은 이자 비용을 치러야 한다. PF는 특정 부동산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방식이다. 대출자의 신용에 관계없이 부동산 프로젝트 자체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상환 재원으로 삼는다.

 

건설사들에겐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계속돼온 공사비 증가도 건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와 석유 생산국 중 하나로, 에너지 자원 수출을 통해 많은 국가들이 수요를 충족시켜왔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건설비 상승의 원인이 됐다.

여기에 더해 철강과 금속 자원의 공급 부족 문제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철강과 금속 자원의 주요 생산국이다. 전쟁으로 인해 이들 자원의 공급이 크게 줄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여기에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물류 경로가 차단되거나 불안정해지기도 했다. 이는 건설 자재 수급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건설 원가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CNB뉴스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 등 원자재 상승, 철강 공급 부족사태에 더해 인건비까지 올라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주택시장 불황도 건설사 경영 위축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에서는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다. 신규 분양이 줄고, 수도권에선 재건축·재개발 신규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대형 건설사도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기성(특정 시점까지의 시공 실적)은 30조 4492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0.1% 줄었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15.3% 감소) 이후 16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착공 가구 수가 9119가구였지만, 올해는 7940가구로 13%가량 감소했다. GS건설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2만가구 가량 분양했으나, 지난해 1만 6000가구로 4000가구 가까이 물량이 줄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월 기준 국내외 현장 수가 200여 곳이 넘었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로는 170여 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우건설도 국내 사업장 수가 1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1년 6.2%에서 2022년 4.8%, 2023년 3%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감 부족으로 폐업하는 건설사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은 내실 다질 때”…각자도생 위기돌파


 

5대 건설사 로고. (사진=각사)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은 각자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 5723억원)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서울 우수 입지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올해는 서울 신반포4차 재건축(1조 310억원) 시공사 선정을 노리고 있다. 이를 확보할 경우 수주액이 2조 6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 5구역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추진 중이며, 해외에서는 플랜트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플랜트사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수소·암모니아 등 성장 분야 사업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현대건설은 내달 입찰이 마무리되는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1조 5139억원)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SEC)이 발주한 ‘태양광 발전 연계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올해는 코즐로두이 원전 2단계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공사 규모는 8조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이연된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 및 공군기지,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확대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는 3월 체코 원전 본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GS건설은 지난 1월에만 서울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6498억원),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원), 대구 만촌3동 재개발(3929억원) 등 총 1조 6801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며 실적을 확대했다. 이어 플랜트 신사업 성장을 위해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플랜트 및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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