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폰에 前‧現 의원 140명 등장…그들이 '명태균 특검법' 반대해”
“건강 악화로 국회 불출석 했지만 교도소 ‘현장 청문회’는 응할 것”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무릎 건강 악화로 오는 19일 증인으로 채택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는 대신 현재 수감돼 있는 창원교도소에서 ‘현장청문회’를 실시할 경우, 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에 관심을 끌고 있다.
명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남상권 변호사는 1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명씨가 건강상 이유로 (19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명씨가 현재) 무릎이 안 좋고 외래진료를 받았는데 재수술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고 지금은 약물처방만 받고 있는 등 (상태가) 악화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남 변호사는 법사위원들 창원교도소를 방문한 현장청문회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렇게 결정해서 온다면 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다만 (명씨가) 서울로 올라가서 출석하는 것은 건강상 도저히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남 변호사는 전날 발표한 명씨 입장문에서 ‘누구 덕에 서울시장, 대구시장에 앉은 자들이 면회는 못 올망정, 내가 구속되니 날 고소를 해?’라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데 대해 “(그들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명태균 특검과 관련해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얼씨구나’ 하고 특검에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의 야6당이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을 의결하자 명씨는 입장문을 통해 “공천개입, 국민의힘, 대선경선, 정치자금법 위반, 불법조작 여론조사, 창원 국가 산단, 검사의 황금폰 증거인멸 교사, 오세훈·홍준표 시장이 고소한 사건까지, 명태균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특검 내용에 꼭 포함시켜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면서 명씨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금수만도 못한 자(者)들이다. 나를 고발한 오세훈, 홍준표를 특검 대상에 넣어 달라”며 “내가 지난 대선과 관련하여 그 자(者)들의 민낯을 드러나게 하겠다. 껍질을 벗겨주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1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개헌토론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씨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상당히 명예훼손적인 주장을 하는 분들을 제가 모두 고소한 지 두 달이 지났다”며 “명태균 수사가 지연돼 여러가지 바람직하지 않은 말들이 정치권의 질서를 흔들게 되면 그건 검찰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 “내가 명태균 같은 사기꾼 여론조작범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것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 어제 명태균과 그 변호사를 추가 고발까지 했는데 민주당이 그 특검법에 나더러 찬성하라고 요구한다”며 “날 끼워 넣어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키든 말든 니들 맘대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남 변호사는 “(명씨의) ‘황금폰’을 포렌식을 하니까 너무 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었는지 모르겠다. 조만간 카카오톡 관련해 수사보고서가 작성될 것”이라고 말해 정치권에 일대 회오리바람을 예고했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명씨가 ‘명태균 사단’ 감별법을 알려줬다. 명태균 특검에 찬성하는지 기자들이 의원실을 찾아가서 물어보면 반대하거나 대답 안하고 도망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 자들이 ‘명태균 사단’”이라며 “반대나 도망가는 사람 명단을 알려주면 명씨가 그자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알려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남 변호사는 “특히 국민의힘은 명태균을 사기꾼, 여론조사 조작범이라고 하지 않았나. 따라서 사회 정화 차원에서 이런 명태균을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러므로 국민의힘이 명태균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는 ‘명태균 특검법은 보수 궤멸법’이라고 반발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해 “명 씨가 권성동에 대한 일화도 이야기했다”며 “지난 대선 과정 중 개사과 사건이 일어났을 때 권성동 씨가 김건희 씨에게 ‘좀 자제해 달라’는 말을 했다가 김 씨가 격노해 ‘아크로비스타 출입금지령을 내렸다’고 하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남 변호사는 명 씨가 구속되기 전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의 육성이 담긴 USB 존재를 김 여사에게 알려주는 바람에 비상계엄 선포의 한 가지 이유가 됐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명태균 씨가 검찰에 제출한 USB의 복사본으로 그 USB에 바로 윤석열 씨 부부 육성 녹음이 담겨 있다”면서 “육성 녹음이 공개된 적은 없지만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 씨와 윤 대통령 통화, 그 직후 김 여사가 걸어온 전화 내용”이라고 밝혀 그 내용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