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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의 꿈' 결국 무산...'대왕고래'는 尹의 히든카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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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5.02.07 13:41:08

尹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대왕고래’ 좌초...정부 “경제성 확보 어렵다” 판단

3월부터 후속 시추 한다지만 가능성 낮아...野 “전두환의 대국민 사기극 연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국정브리핑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정부는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 구조에 대한 탐사시추를 마친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더 파볼 필요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나머지 유망 구조 6개가 있는 만큼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오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왕고래 구조 시추 작업에서 가스 징후를 일부 잠정적으로나마 확인했지만,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며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왕고래 구조의 탄화수소 가스 포화도가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탐사시추 필요성은 크지 않다”면서 “이번 탐사시추에서 대왕고래 구조에 석유·가스가 생성되는 근원암, 이를 담는 저류층, 덮개암 등 ‘석유 시스템(구조)’이 양호하게 존재하는 것은 확인했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탄화수소가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스전 사업에서는 경제성(실제 가치 있는 석유·가스가 있는지)을 평가받더라도 채산성(파내는 비용 대비 이익이 나는 정도)까지 확인돼야 상업 생산이 가능하지만 대왕고래 구조는 첫 경제성 평가 단계에서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구멍을 뚫은 대왕고래 구조는 원상복구했다”고 밝혔으며,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동해 대왕고래 유망 구조 해역에서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했던 웨스트 카펠라호는 지난 4일 작업을 마치고 5일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0일 부터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위치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탐사 시추 작업을 했으나 지난 4일 작업을 마치고, 다음날 바로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정부는 이번 탐사시추 결과를 남아있는 동해 심해 6개 유망 구조의 유망성에 대한 오차 보정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산업부 이 관계자는 “앞선 1차 유망성 연구 자료를 이번 탐사시추 결과와 비교한 결과 가스 징후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전반적인 석유 시스템을 보면 기존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남은 6개 유망 구조에 대한 오차 보정 작업과 추후 탐사를 진행하면 더 많은 오류를 보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정부는 남은 6개 유망 구조에는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받아서 탐사시추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해외 기업을 통해서 탐사를 추가적으로 이어가는 게 자원개발 생태계를 위해서 좋다는 생각으로 투자 유치 조건과 예산 필요성, 전문가 의견과 국민 여론을 종합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하며 국민적 기대를 키웠던 ‘대왕고래’에 대해 “‘정치적 국면 전환용 카드’가 아니냐”고 의심을 거두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의 1차 시추 결과가 나오자 “정부는 프로젝트를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정부의 발표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던 결과”라며 이같이 밝히면서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투명한 정보공개나 공정한 연구·검증,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한 국민 설득 작업은 없었다. 윤 대통령과 정부의 불통과 무능, 협작이 막대한 국민 세금 낭비를 가져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위원들은 “정부는 논란의 중심이었던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와 한국석유공사 간 오고 간 자료 제출 요구를 영업기밀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며 “삼성전자 시가 총액의 5배 운운하며 꿈속을 헤매더니 아무 자료도 국회에 내지 못했다”라고 거듭 질타했다.

그러면서 위원들은 “그간의 경과와 시추 추진의 과학적 근거를 국민에게 설명하며, 향후 계획을 국회와 충분히 소통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국책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최대 140억 배럴, 최소 35억 배럴이라던 윤석열의 허풍은 어디로 갔느냐”라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삼성전자 시가총액 5배’ 운운하며 맞장구만 열중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산유국의 꿈을 제발로 걷어찼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에 저주를 퍼부은 국민의힘은 사과해야 한다”면서 “대왕고래는 전두환의 국민 사기극인 평화의댐을 연상시킨다. 정권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왜곡과 거짓말이 동원됐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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