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5.02.03 12:26:03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권 투톱’이 3일 오전 11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접견 계획을 밝히면서 “정치 현안이나 수사·재판 관련 논의를 하러 가는 게 아니라 당 지도부가 아닌 개인적인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면서 “친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가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지난 설연휴 기간 동안,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제가 인간적인 차원에서 간다고 얘기했는데 그게 보도가 됐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학 시절부터 선후배로, 그 이후 검사 생활을 통해 깊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같이 가는 게 좋겠다고 얘기해서 함께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권 원내대표는 “정치적 현안이나 수사, 재판 관련 논의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니고 개인적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진을 접견한 것은 옥중정치라는 분석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적 상상을 하는 것은 자유고 그에 따른 정치적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인간적 도리를 하는 게 정치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대화 내용은 나중에 공개할 내용이 있으면 하겠지만 공개할 내용이 없고 그야말로 개인적 차원에서의 대화라면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나머지 의원들은 잘 모르겠다. (만약 가게 될 경우) 개별적으로 변호인단에 요청하지, 지도부를 통해 요청하는 건 전혀 없다. 그건 개별 의원한테 묻거나 변호인단에 묻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윤 대통령 측의 제안으로 윤 대통령 면회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나 의원은 일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민심을 전달하고, 민주적이지 못한 여러 절차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눌 것 같다”고 전했다.
여권 일각의 이런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서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도부 일원인 김재섭 조직부총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이 뜬금없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그 때문에 탄핵당하는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이라는 분들은 무슨 일을 했느냐”며 “인간적 도리를 왜 이런 방식으로 왜 이제야 (도리를) 다 하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김 부총장은 “임기 중에는 참모로서 듣기 좋은 소리만 하다가,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비겁하다”면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당 공식 입장인 것처럼 비칠 것이고 무책임해 보이기 때문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특히 비상대책위는 과거에 발목 잡힐 게 아니라 미래를 향한 혁신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일반인 접견 금지 조치가 해제된 윤 대통령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31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과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설 연휴 중 의료 체계는 잘 작동됐느냐, 나이 많이 잡수신 분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으셨느냐”고 질문했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면서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