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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황금알 손에 쥔 삼성물산…‘한남4구역’ 가보니 수주 비결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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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5.01.24 09:32:09

“중단없는 책임시공” 조합원 표심 자극
‘한강’과 연계한 ‘래미안’ 브랜드 적중해
‘조합이익 극대화’ 구체적 실행계획 내놔
175개 달하는 커뮤니티 시설로 ‘차별화’

 

한남 4구역(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일대 전경. (사진=김민영 기자)

1조5천억 공사비, 한강 품은 랜드마크, 국내 최상위 건설사의 첨단공법과 설계….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이 승리를 거뒀다. CNB뉴스가 그 현장을 찾아가 봤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한남3구역과 같은 시공사(현대건설)가 돼야 우회도로 등 교통 문제가 없다”

“공사 중지 이력이 없는 곳(삼성물산)에 맡겨야 한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교회에서 열린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는 조합원들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두고 조합원들이 대립하는 가운데 치러진 투표에서 삼성물산이 675표, 현대건설 335표로 삼성물산이 크게 앞서며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남4구역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치열하게 수주전을 펼쳤던 곳이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수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만 약 1조 5723억원에 이른다. 특히,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한남뉴타운 구역 내 사업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남 4구역(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일대 주택촌 풍경. (사진=김민영 기자)

이번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한강’을 핵심 키워드로 정해 한강 조망이 가능한 1652세대를 비롯해 조경·커뮤니티·상업시설에 이르기까지 단지 전체가 한강을 품은 설계를 적용했다. 수주전에서 ‘한강’을 핵심으로 삼은 전략이 성공한 만큼 한강과 맞물려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압구정, 성수 등 서울 노른자위 개발사업에서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명은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뜻을 담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다.

삼성물산은 총공사비 1조 5695억원을 제시했다. 3.3㎡당 938만원이다. 세대수는 조합 제시보다 29세대 늘어난 20층 2360세대이며, 공사기간은 58개월이다.

 


조합원 물량 전체가 ‘한강 뷰’



삼성물산은 조합원 이익 극대화와 한강 특화를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단지 내 10채 중 7채가 한강 뷰를 볼 수 있도록 해 일반분양을 고려하더라도 조합원 1166명 전원이 한강을 조망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설계사인 ‘유엔스튜디오’와 손잡고 한강변과 가까운 곳에 짓는 아파트를 원형으로 짓는 특화 설계를 도입한다고 한다.

또한 이번 수주 성공에는 ‘래미안’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남권에 입주를 끝냈거나 입주예정인 래미안 원베일리(반포), 래미안 원페라(방배), 래미안 트리니원(반포)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합원 물량 100%를 ‘한강 뷰(조망)’로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표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삼성물산이 조합원 총회에서 한남4구역 시공사로 선정되자,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현수막을 펼쳐 들고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은 조합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이주비용이나 분담금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314억원 자체 부담, 조합원 분담금 상환 4년 유예, 최저 이주비 12억원 보장, 조합원 가구당 최소 2억 5000만원의 추가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공사중단 없는 공사이행 확약 등을 주요 조건으로 내세웠던 점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달 열린 3차 합동설명회에서 공사 일정 지연 우려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어떠한 경우에도 공사를 정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공사 책임이 없으면 공사를 정지할 수 있다”는 현대건설 계획안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엿다.

이 외에도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은 가구 자체가 하나의 벽이 되는 퍼니처월(Furnture Wall) 설치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가변형 세대를 구성해 입주민의 라이프 스타일과 세대 구성원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제시했다.

 


지진에도 끄떡없는 ‘내진 특등급’ 설계



조합원을 위해 대형 평형을 다수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대형 평형으로 분류되는 전용면적 107㎡ 이상 세대는 784세대로 조합 설계 원안인 701세대보다 83세대가 많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테라스형 평면, 내진 특등급, 층간소음 1등급 등 앞선 주거 기술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내진 특등급 설계는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건축물이 버티는 설계로 알려져 있다. 국내 주거 단지에 주로 적용되는 내진 1등급과 비교해 고강도의 철근을 10~20%가량 추가로 보강한 특화 설계다.

입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커뮤니티에 있어서도 차별화를 강조했다. 먼저, 서울시청 잔디광장 6배 규모에 달하는 한남뉴타운 최대 면적의 특화 커뮤니티 조성을 제시했다. 명품학원, 조식카페, 테니스장, 클라이밍 시설, 스파, 키즈카페, 펫케어센터 등 최대 175개에 달하는 특화 커뮤니티를 건립할 예정이다.

 

한남 4구역(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인근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김민영 기자)

또 지하 공간을 단순 주차장이 아닌 △자연채광이 가능한 조경과 손님 접객과 아이들 통학 등에 특화된 드라이빙 라운지 △정비·충전·세차 등 편의시설에 집중한 멀티-모달 스테이션 △프라이시 창고 등 생활서비스와 연계한 시그니처 로비 등 차별화된 공간으로 구성한다. .

하지만 이번 수주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강 뷰’에 대한 우려가 적잖이 흘러나온 것. 총회에 참여한 한 조합원은 “삼성물산이 제시한 원형 디자인이 처음엔 신경 쓰였지만 나름의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공사 중지가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은 혹시 갈등이 생겨도 빨리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거라 믿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 승리를 계기로 서울 주요 정비사업 경쟁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특히 올해는 개포주공 6·7단지, 잠실우성1·2·3차, 압구정3구역, 여의도 시범·대교아파트 등 예상 공사비 1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정비구역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의 예상 사업비는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들은 이 개발사업들에서 다시 한번 맞붙을 예정이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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