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군’에 힘 싣는 한해
올해도 목표는 해외시장 진출
신약 개발 이상무…기대감 증폭
경제계 전반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끝내 해소되지 못한 채 한 해가 저물었다. 새해가 밝았으나 여전히 가시거리는 확보되지 않았고 해법은 묘연하다. 불안한 국내 정세와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리스크가 맞물리며 2025년의 출발도 어수선하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뚫고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를 새로 세우고 있다. 을사년의 포부, 신년사를 통해서다. 경영인들의 말을 풍향계 삼아 만경창파(萬頃蒼波)에서 닻을 올리는 2025년을 전망한다. <편집자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표는 ‘글로벌 도약’이다. 제약사 총수들은 한목소리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 도전하자며 결의를 다졌다.
먼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글로벌로 힘차게 전진하자”고 주문했다.
국내와 해외사업, R&D 부문 및 각 계열사가 일군 지난해 성과를 구체적으로 들며 치하한 송 회장은 특히 국내사업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점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제2의 로수젯’으로 키우기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개량·복합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영숙 회장은 “지난 한 해 많은 성과를 이끈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지혜와 결단, 그리고 유연함을 상징하는 푸른 뱀처럼 창조적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자”고 주문했다.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한미약품 사상 최초의 중동 지역 완제품 수출, R&D 부문 파이프라인의 공격적 개발 성과 등을 언급하며 “어려움 가운데서도 한미약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2025년 새해는 한미그룹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해다.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 더욱 크게 성장하는 지혜로운 뱀과 같이 글로벌로 힘차게 날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함께 항암제 분야,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이다.
전 세계가 일터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 대표는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불안정한 국내 환경에도 불구하고 양 날개로 날아오르기 시작한 GC녹십자의 견고한 힘을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열의를 다 해준 덕분에 기대 이상의 첫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며 “이 모든 성과는 지난 한 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한 임직원들의 공이며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진출 원년이었던 2024년에는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안착이라는 전사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며 “올해에는 백신과 혈액제제라는 전통적인 두 기둥, 일반의약품(OTC)과 만성질환 등 일차 진료(Primary Care)라는 도전적인 두 영역, 그리고 국내와 글로벌이라는 확장된 두 개의 그라운드가 보완 및 강화 그리고 견인을 거쳐 위기를 넘고 성장을 이끄는 강한 동력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그동안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만들기 힘든 약, 그러나 꼭 필요한 약’을 개발한다는 사명감으로 글로벌 기업의 자리까지 올라왔다”며, “아직 규모와 경험 면에서 부족함이 있더라도 당연한 시간적, 환경적 핸디캡일 뿐,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이며 우리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때가 곧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하는 것”이라며 “제2, 제3의 신약이 연이어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전 세계가 우리의 일터가 되고, 마침내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
올해 미래 먹거리 찾기에 가속도를 붙이는 제약사도 있다.
박대창 일동제약그룹 부회장은 우선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흑자 전환을 이뤄냈으며, R&D 분야에서 P-CAB 신약 후보물질 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하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회적 책임 실천과 ESG 경영 확대, ‘이기는’ 조직 문화 구축 등 내실 다지기와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일동제약그룹은 올해 경영 지표를 ‘ID 4.0, 경쟁 우위 성과 창출’로 설정하고, 2대 경영 방침에 매출 및 수익 성과 창출,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 가능 사업 체계 구축 등을 내걸었다.
지난해에 다진 체력과 역량을 토대로 사업적 측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확보와 시장 개척, 생산성 개선을 통한 선순환 체계 구축에도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특히 의약품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매출과 수익성 등 사전에 계획한 목표치를 반드시 달성해내는 한편, 중장기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과 라이선스 아웃, 투자 유치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목표 달성이 ETC와 OTC 등 특정 사업 부문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회사의 각 부서와 구성원 모두에게 부여된 임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성과를 이끌어 내고 2025년을 ‘이기는’ 한 해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는 ‘혁신과 도전, 새로운 기회 창출’을 키워드로 꼽았다,
김민영 대표이사는 “오늘날의 국제 정세와 경제 위기는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국면이다”며 “우리가 세운 목표 달성에 큰 장벽으로 느껴져 수 많은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그룹이 쌓아온 유구한 역사 속에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목표한 바를 이뤘던 DNA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1980년대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수입 개방 조치, 자본자유화와 물질특허제도 조기 도입 등 국내 제약 산업의 위기와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동아쏘시오그룹은 좌절하지 않고 체계적인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 문화를 구축하고 성장호르몬, 1세대 바이오 의약품, 스티렌과 자이데나 등 세계 시장에 경쟁력 있는 신약을 출시하며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로서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례는 위기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었던 성공의 역사이며, 도전적인 환경 속에서도 동아쏘시오그룹의 DNA는 항상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냈다”고 말했다.
끝으로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해 모든 임직원이 지혜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불확실한 미래를 슬기롭게 헤쳐간다면, 우리가 세운 그룹의 목표에 더욱 가까이 도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점에서 임직원들이 서로 믿고 격려하고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디지털 시스템 기반으로 조직의 자원과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이장한 회장은 “올해는 경영효율의 극대화를 목표로 현실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원과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연구개발 부문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AI 등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합성신약은 물론 ADC와 같은 항체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의 분야에서 종근당만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장한 회장은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분해제항체접합체(DAC), 면역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의 융합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 신약 개발이 절실한 때”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의 역량이 하나로 결집돼 미래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NB뉴스=이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