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12.27 11:52:33
회는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전날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사실상 국회몫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표결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전날 대국민 담화 직후 헌정사상 처음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거부 ▲비상계엄 내란 행위 공모·묵인·방조 ▲한동훈·한덕수 공동국정운영 체제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헌법재판관 임명거부 등 5가지 사유를 들어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이날 표결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탄핵안이 오늘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한 권한대행은 국무총리로서뿐 아니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되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직을 맡게 돼 야권은 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할 헌법재판소를 조기에 ‘9인 완전체’로 만들겠다는 게 전략이지만, 여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은 물론 헌법재판관 추천, 임명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은 ‘대통령 탄핵’에 준하는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원 200명의 찬성이 없다면 탄핵안은 부결이고, 한 권한대행의 직무도 계속 유지된다”는 입장인 반면, 야권은 “국무총리인 한 권한대행의 탄핵안 가결 기준이 다른 국무위원과 마찬가지로 ‘과반 이상’인 151석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4일 ‘내란‧김건희 특검법’을 국무회의 상정을 거부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려다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 여부를 지켜보자며 이를 보류하고 27일 본회의를 새로운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이 이날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 사실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권한대행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 대행’임을 인정한 담화였다”고 비난하면서 탄핵안을 발의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을 건의하기 전 한 권한대행에게 이를 사전에 보고했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한 총리는 12·3 내란 사태의 핵심 주요 임무 종사자”라고 주장하면서 “한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할 자격도, 헌법을 수호할 의지도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탄핵안에 명시된 탄핵소추 5가지 사유를 명시하면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가 제한되는 헌법적 한계가 분명한데도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 행위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상계엄 내란 행위 공모·묵인·방조’를 두고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아 그 위헌·위법성을 알면서도 권한 없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를 도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한동훈·한덕수 공동국정운영 체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 총리가 담화문을 통해 여당과 총리의 공동국정운영을 인정했다”면서 “이는 법치국가, 권력분립 원칙 등 헌법 질서의 본질적 내용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를 두고는 “특검후보자 추천 의뢰는 대통령의 의무로, 재량의 여지 없이 이를 이행해야 한다”며 “후보자 추천 의뢰를 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특검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 추진에 대해 “졸속·보복·권력 찬탈 탄핵”이라며 “민주당은 국가 경제 파괴 집단이고, 한미동맹·한일외교 파괴 집단”이라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탄핵을 서두르는 단 하나의 이유는 민주당 아버지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기 대선 정국을 만들어 선거를 통해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덮겠다는 수작”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여야 합의를 선행하고 나서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발언인데 민주당이 꼬투리를 잡아 탄핵안을 보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로 야권을 중심으로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기관 구성을 지연시킨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미루며 스스로 탄핵의 명분을 쌓았다는 반론이 나왔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권 행사가 당연하다는 게 헌법학계의 합의된 해석”이라며 “3명 모두 여야 합의로 추천된 분들인데, 여야 합의 핑계를 대는 것은 궁색하다. 국회의 선출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범야권이 192석인데다 우 의장도 한 권한대행의 탄핵안 가결 기준이 다른 국무위원과 마찬가지로 ‘151석 이상’으로 보고 있어, 탄핵안은 무난히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