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정안정, 화합, 혁신 후보 물색”
5선 권영세·김기현·나경원 등 중진들 거론
‘안정’에 방점… ‘도로 친윤당’ 여론 부담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일주일째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와 따로 선임하는 ‘투톱’ 체제에는 가닥이 잡혔으나, ‘도로 친윤당’이라는 딜레마에 빠지면서 적임자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지난 19∼20일 선수별 모임에서는 ‘원내 중진’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데 의견이 모이는 듯했으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이 개별적으로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비대위에 기대하는 역할에 따라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우선 ‘당 안정’을 강조하는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기점으로 표출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원팀’이 돼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경험 있는 현역 중진 의원 내지는 당 원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후보군으로는 5선의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이 거론되고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경륜을 갖춘 원로들의 이름도 오르내리지만, 이들이 갖춘 당 운영 능력과 별개로, 각자 ‘탄핵 반대’에 앞장섰거나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짙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국민의힘 영남권 한 의원은 2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약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사 중, 한명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원조 윤핵관’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당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 우려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 두 명이 연달아 탄핵소추를 당한 상황에서, 당 개혁과 체질 개선을 이뤄냄으로써 조기 대선에 대비하려면 파격적인 인선이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당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개혁적인 성향의 원외 인사가 구원투수를 맡아야 한다거나, 경제·정책 전문가를 앉혀서 민생을 살피는 여당으로서 면모를 부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에 줄곧 각을 세워온 유승민 전 의원도 비대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내 유력 정치인들이 다수 연루된 명태균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감싸고 도는 길로 가면 보수는 절망으로,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당 전체가 망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에 당이 개혁 보수로 살아날 수 있도록 제 모든 걸 바칠 때"라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원내·외 인사를 모두 열어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권 권한대행은 계속해서 여러 인사들을 접촉하며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권한대행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국정안정은 물론이고, 당 화합과 혁신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다”면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마당에 친윤·비윤, 친한(친한동훈)·비한은 없고, 다 친국민의힘, 친국민”라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