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한동훈, 딸 명의 ‘대통령 부부 비방글’ 152개…장모 명의 글도”
親尹 “진상규명” vs 親韓 “동명이인일 뿐”…경찰에 게시판 서버 보존 요청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의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이 대거 게시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한 것은 물론, 경찰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의 서버를 보존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진형구(한 대표 장인과 같은 이름), 진은정(한 대표 배우자와 같은 이름), 최영옥(한 대표 장모와 같은 이름), 허수옥(한 대표 모친과 같은 이름) 등의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을 수백 건 게시했다고 폭로한 바 있는 장 최고위원은 18일 자신의 SNS에 “결국 한동훈 대표는 오늘도 ‘한가족 드루킹 사건’에 대해 제대로 대답을 못 했다”면서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장 최고위원은 “한지윤(한 대표의 딸)은 9월 10일 첫 글을 게시했는데, 허수옥과 같은 날 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진형구, 진은정, 허수옥, 한지윤은 모두 ‘당원 게시판 1일 3게시물 제한’이 걸린 9월 10일 이후 갑자기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전 최고위원은 “또 지난 11월 4일의 경우 한지윤과 최영옥의 게시글이 동일했다”면서 “두달 동안 한지윤 명의 게시글은 152개로서 한지윤이 글을 올린 시간대, 마지막으로 글을 남기고 사라진 시간대는 나머지 가족과 1~2분 간격으로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장 전 최고위원은 “한지윤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서 여론조작을 일삼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공격했다”며 “한동훈 대표에 대한 노골적 찬양글도 다수다. 어떻게 딸 명의까지 이용해 여론조작을 할 수 있나? 아니면 아니라고 대답하든가, 주특기인 (나를) 고소하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이 모든 게 우연일 확률은 0%로서 이렇게 확실한 증거가 나와도 계속 침묵하고 도망다닐 건가”라고 질타했다.
장 전 최고위원이 지적한 이 같은 논란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 대표 가족의 이름으로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싸잡아 비방하는 게시글이 게시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당원 게시판에는 게시자의 성만 뜨고 이름은 가려진 채로 게시글이 올라오지만, 최근 전산 오류로 인해 이름 검색 시 해당 당원의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어 한 유튜버는 한 대표와 그의 배우자, 모친, 장인, 장모, 딸 등의 이름을 일일이 검색하며 그들의 이름으로 작성된 ‘윤 대통령 내외 저격글’을 보여주는 방송을 공개해 논란이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거치며 논란이 크게 번지자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유튜버의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므로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윤(親윤석열)계로 분류되고 있는 국민의힘 김민전 최고위원은 18일 당원 게시판에 한 대표와 가족들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대거 올라온 의혹을 다시 언급하며 당무감사를 촉구했으며, 홍준표 대구시장도 연일 게시판 논란을 언급하며 한 대표를 저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대표 면전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수사기관에서 밝혀지기 전에 우리 스스로 당무감사를 통해서 게시판 관리가 왜 잘못됐던 것인지 우리가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최고위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을 언급하면서 “한동훈 대표가 말씀하신 ‘너희는 더 나으냐’ 이 잣대로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당원 게시판에 대한 문제 제기도 바로 보통 사람들의 상식과 양심에서 나온 문제 제기로서 왜 특정 글은 삭제되고 특정 글은 삭제되지 않는지, 특정 글은 언론에 대거 보도되고 왜 특정 글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홍 시장도 자신의 SNS에 “정치는 당당하게 해야 한다. 뒷담화나 하고 가족이나 측근들이 당원을 빙자해서 당원 게시판에 비방글이나 쓰는 비열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사실상 한 대표와 가족들이 쓴 글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홍 시장은 “음모와 모함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내가 당당해야 상대방을 비판하고 나를 지지해 달라고 하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며 “사술(詐術)부터 먼저 배운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당 지지율은 바닥이고 부패에 휩싸인 민주당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용병정치(用兵政治)에 눈먼 이당(국민의힘)을 이젠 바꿔야 할 때”라고 국민의힘이 외부에서 데려온 인사인 한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국민의힘 측에 당원 게시판 서버와 관련된 자료를 보존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