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직접 제보설’과 강혜경·김태열 등도 거론
민주 “철저하게 검증…제보자 아직은 공개 못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오전 박찬대 원내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사이의 통화녹음을 공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음성 파일을 민주당에 제보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측은 "당의 명운이 걸린 만큼 당차원에서 100% 확실하게 책임지고 진위를 확인했으며, 실무팀에서도 철저하게 검증했다"고 합성 등 조작 가능성을 일축했다.
민주당이 재생한 녹음파일에는 “공관위(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다소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어있다.
두 번째 녹음파일은 45초 분량으로 명씨가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재생을 마친 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지인에게 자랑하듯이 부연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민주당은 “당 공익제보센터에 들어온 제보로 확인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만 밝힌 채, 이 녹음을 제공한 제보자 신원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명씨가 윤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파일을 재생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다시 녹음해서 민주당에 직접 제보했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따라서 음성 파일이 공개되자 제보자가 윤 대통령이 공천한 김 전 의원의 전 회계책임자인 강혜경 씨 또는 민주당에 공익제보 보호를 요청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강씨 측 노영희 변호사는 “해당 녹취는 당 제보센터에 들어온 것”이라는 언급만 내놓았을 뿐 강씨의 제보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명씨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면서 김 전 의원의 의원 시절 보좌진으로 근무했던 김모씨가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자 그동안 따로 녹음했던 파일들을 민주당 측에 넘겼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의원은 1일 CNB뉴스에 “불법 여론조사 혐의로 검찰 수사 압박이 점점 커지는 명씨가 직접 제보했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명태균씨 직접 제보설’을 거론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당으로서는 지금은 제보자의 신변 보호 절차를 밟고 있어 지금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시점에 민주당이 윤 대통령 녹취를 공개한 것을 두고 이번 달로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의 1심 선고 등 사법 리스크와의 연관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재판부가 이런 문제로 판결에 영향을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