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역사상 두 번째 1000승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영관 조교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000승에 도전 중인 백광열 조교사(59세, 1조)는 올 한 해 42승을 기록하며 통산 996승을 기록, 대기록까지 단 4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2005년 렛츠런파크 부경 개장과 함께 조교사로 데뷔한 백광열 조교사는 1988년 서울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로 데뷔했다. 말단 마필관리사부터 시작한 그는 특별한 지식 없었지만, 그 당시 생소했던 경주마 혈통 연구회를 조직해 국산 경주마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경주마 혈통 분석을 통한 맞춤식 훈련으로 명마 배출에도 일가견이 있다. 2008년 삼관대회 대회 마지막 관문인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우승을 차지한 '개선장군'을 시작으로 최강 국산마 '벌마의꿈', 코리안더비 우승마 '영천에이스', 올해 부산시장배 우승마 '위너클리어' 등 내로라하는 스타마를 배출했다.
하지만 백 조교사는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에게 이런 이미지가 따라붙은 것은 '김영관(64세, 19조)'의 영향이 가장 컸다. 백 조교사는 메이저 경마대회 15승을 거두고 2005년 데뷔 이후 연간 50승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나지만, 한국 경마 최초로 1500승을 달성한 김 조교사의 그늘에 가릴 수밖에 없었다.
백 조교사의 경마인생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겨 준건 다승왕 타이들이다. 데뷔 이후 다승 2위만 12번을 기록할 정도로 다승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 백 조교사는 통산 60승을 달성하며 라이벌 김 조교사(56승)와의 다승경쟁에서 승리하며 조금이나마 설움을 떨쳐냈다.
앞뒤 꽉 막혀 융통성 없고 고집불통이라는 핀잔도 받지만 지금까지도 국산 경주마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손자뻘의 후배들에게도 서슴없이 물어본다. 그리고 어디든 깨우침이 있으면 너털웃음 지으며 좋아하는 경주마와 함께 전쟁터를 누비는 백 조교사를 보게 된다.
백 조교사는 “팀원들의 응집된 노력의 결과이며, 뛰어난 국산 경주마를 발굴하고 아픈 말들을 한 마리라도 줄이려고 노력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더 노력해 큰 경주에 큰 말을 만들어내는 조교사로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