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용산서 ‘독대’ 아닌 ‘면담’
韓 ‘김 여사 요구’, 尹 수용 가능성 ‘희박’
‘빈손’ 만남 되면 당정 갈등 증폭될 듯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한달 가까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구하며 지리한 신경전을 벌인 결과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사람이 만나 국정 현안을 폭넓게 논의한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9월 정부와 조율없이 ‘내년 의대 증원 재검토’를 띄우며 당정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1대1 ‘독대’를 요구하자 대통령실과 친윤계(친윤석열계)는 이를 불쾌하게 여겨 ‘독대’를 거절했다.
특히 한 대표의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된 것을 불쾌하게 여긴 윤 대통령은 한 대표만 빼놓은채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의 공세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구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까지 불거지면서 대통령실로선 당과 함께 정국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선에서 대통령과의 ‘면담’ 형식으로 급을 낮춰 이뤄지게 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이날 ‘면담’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차담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지만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을 요구를 윤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및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공개적으로 내놓은 바 있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오늘 면담에서 김 여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해법, 그리고 이와 관련한 한 대표의 건의 사항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의료 개혁으로 촉발된 당정 갈등을 해결할 방안 등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등 당정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강화에 대한 논의도 오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날 ‘면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오늘 두 사람 간의 면담에서 나올 대부분의 의제들이 외부로 알려진 만큼 윤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빈손’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수준에서 회동이 이뤄지고 사진만 남기는 데 그친다면 국민의힘 친윤계와 친한계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당정관계가 다시금 요동칠 수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