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폭로 예고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국힘, 명씨 당원 신분 확인…진상규명 속도낼듯
반사이익 노리는 민주당 “지켜보는 중” 신중모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윤 대통령 부부는 물론, 국민의힘 핵심 인사들과의 친분을 주장하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부인하는 국민의힘 인사들과 각을 세우고 있어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명씨가 15일 김 여사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정치권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명씨가 캡처해 공개한 사진에는 김 여사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제가 난감(합니다).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다. 자기가 뭘 안다고” 등의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메시지에 등장한 ‘오빠’는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윤 대통령이 입당하기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고 해명했으나 김 여사가 명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라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김 여사와 명씨의 대화 속에 등장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저는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며 대통령실의 해명을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공식 대응을 최소화하고 있다. 명씨의 폭로를 막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김 여사를 둘러싼 대형 악재를 벗어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면 10·16 재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 금정구를 찾은 한동훈 대표는 “국민이 보시기에 안 좋은 일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를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와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16일 CNB뉴스에 “대통령실이 당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며 “한동훈 대표의 최근 행보를 두고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공멸할 수 있기에 이같은 갈등 양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명 씨가 앞으로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사진과 문자메시지, 녹취 등을 추가로 폭로하겠다고 예고했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 과정과 2021년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하는 정황이 더욱 짙어진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내림세를 보이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명 씨가 당원 신분이란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은 당원에 대해 수사기관만큼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강제력이 있는 조사가 가능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윤리위를 통해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명씨에게 수십만명에 달하는 당원 전화번호가 유출된 의혹과 관련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명씨가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소속됐는지 여부, 각 경선 후보 측에 전달된 번호가 여론조사 업체에 전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