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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설가,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에 관심 높아져...“선배들이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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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4.10.15 09:19:30

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에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 소설가가 한국인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문학계에 의하면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던 한강 소설가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라며, 한강 소설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했다.

이날 한림원 측은 한강 소설가가 시와 소설로 등단하고 어떤 작품들을 써왔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그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한강 소설가는 노벨상 측과의 영어 전화통화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전화 통화 내용도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어 있다. 한강 소설가는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다가 수상 소식을 접했다며, 놀랐고 책을 읽고 산책을 한 편안한 하루였다고 밝혔다. 삶의 의미를 탐구한 선배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자신의 영감이었다며, 나의 수상이 한국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강 소설가는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연세대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잡지 샘터 기자로 활동했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 ‘서울의 겨울’ 등 4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소설가를 호명하고 있다. (사진=노벨상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그녀는 5·18 광주 시민혁명, 제주 4·3 사건 등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근현대사 속에서 상처받은 여성, 청년 등의 영혼에 주목했다. 시인으로 등단해 문장과 서술이 시적으로 아름답고 정제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찍부터 해외에서 문학성을 인정받아왔다. 한강 소설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처음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다시 최종후보에 올랐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 말라파르테 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노르웨이 미래의 도서관 작가로도 선정됐다.

국내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다. 김유정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뿐만 아니라 삼성 호암상 예술상 등을 받았다. HDC그룹의 포니정 혁신상도 수상할 예정이다.

장편 ‘채식주의자’ 외에도 ‘소년이 온다’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 ‘흰’, 단편집 ‘노랑무늬영원’ ‘여수의 사랑’,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발표했다.

한강 소설가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등을 집필한 한승원 작가이다. 한승원 소설가는 중앙대의 전신인 서라벌예술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이상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받은 중견 문인이다. 한강 소설가의 다른 가족들도 문학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예술대 미디어창작학과,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활동하며 선후배 문인들과도 교류했다. 서울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였던 박기동 소설가는 자신의 자리를 연세대 국문과 후배인 한강 작가에게 물려주고 은퇴했다며, 부커상을 수상한 후 전화를 해와서 기분이 좋았다고 생전에 술회한 적이 있다.

 

한강 소설가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서점가에서도 한강 소설가의 책들이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모두 차지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 해외 언론에서도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했으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에서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국회 국정감사가 잠시 중단되고 여야가 모두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영하, 이민진 소설가,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와 RM 등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한강 소설가의 모교인 연세대에는 노벨문학상을 축하는 플랜카드가 입구 중앙 광장에 걸렸다.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하거나 격식에 맞는 자리에 초대하는 일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측은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자랑이며 보람인 동시에 한국을 넘어 전 인류가 공유하는 긍지와 성취라며, 그가 지향해온 가치와 신념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강 소설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은 열지 않기로 했다. 한강 소설가는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를 통해 세계에서 2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으로 주검들이 실려 나가는데 잔치를 할 수 없다며, 노벨문학상 수상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 소설가 부부가 서울 종로에서 운영하고 있는 독립서점 책방 오늘도 시민들이 몰리자 당분간 쉬어가기로 했다. 다시 오픈하는 날은 추후에 알릴 예정이다.

한강 소설가의 앞으로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창설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벨평화상의 경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또한 한강 소설가는 생명에 대한 차기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2개를 수상하게 되면서, 그녀의 향후 집필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문학에 대한 세계인들의 시선도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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