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10.14 10:55:28
최근 정치권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적극 찬성’하는 것은 물론, 특히 성별과 연령, 지역을 불문하고 ‘적극 찬성’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48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최근 국회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이를 환수하기 위한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답변자의 73.2%는 ‘적극 찬성한다’고 답한 반면, 12.2%는 ‘법안의 취지는 찬성하나 소급 적용은 반대한다’고 답변했고, 특히 이중 ‘적극 반대’ 답변은 7.3%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인 답변은 7.2%로 나타났다.
앞서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사건은 지난 5월 30일 ‘세기의 이혼’ 재판으로 불리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에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원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고 약 1조3800억여원의 재산을 분할해 지급하라”고 선고함으로써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선경(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는 내용을 판결문에 포함했으며, 이에 SK그룹 측은 자금 유입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이들의 이혼소송은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이에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계기로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 그리고 진보당 윤종오 의원 등 여야가 잇따라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국고로 환수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비자금 의혹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령별로는 20대(‘적극 찬성’ 68.9% vs ‘소급 적용 반대’ 14.4% vs ‘적극 반대’ 10.6%), 30대(70.4% vs 12.5% vs 9.0%), 40대(82.7% vs 6.1%, vs 8.4%) 50대(85.0% vs 8.9% vs 2.8%), 60대(72.9% vs 15.2% vs 5.8%) 등에서는 ‘적극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특히 보수 지지세가 강한 70세 이상(54.0% vs 21.6% vs 5.1%)마저도 ‘적극 찬성’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그리고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적극 찬성’ 80.1% vs ‘소급 적용 반대’ 8.6% vs ‘적극 반대’ 4.8%), 경기·인천(72.9% vs 10.8% vs 7.7%), 대전·충청·세종(70.4% vs 12.9% vs 8.7%), 광주·전라(76.6% vs 6.7% vs 10.3%), 강원·제주(66.3% vs 20.2% vs 6.3%)를 비롯해,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63.1% vs 19.8% vs 9.8%)과 부산·울산·경남(73.8% vs 15.8% vs 5.2%)에서도 ‘적극 찬성’ 답변이 압도했다.
아울러 성별로는 남성(‘적극 찬성’ 74.5% vs ‘소급 적용 반대’ 14.3% vs ‘적극 반대’ 6.0%), 여성(72.0% vs 10.2% vs 8.6%) 등 남녀 모두 70% 이상이 비자금 환수에 적극 찬성했다.
또한 정치성향별로 살펴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적극 찬성’ 76.6% vs ‘소급 적용 반대’ 10.5% vs ‘적극 반대’ 4.5%)을 비롯해 진보층(89.1% vs 3.0% vs 4.9%)에서는 무려 90%가량이 비자금 환수에 ‘적극 찬성’했고, 보수층(49.4% vs 25.8% vs 14.6%)에서 조차, ‘적극 찬성’이 절반에 가까웠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적극 찬성’ 90.5% vs ‘소급 적용 반대’ 4.0% vs ‘적극 반대’ 2.1%)에서는 ‘적극 찬성’ 답변이 압도적이었던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38.3% vs 29.5% vs 18.7%)에서도 ‘적극 찬성’ 답변이 높았지만, ‘소급 적용 반대’ 답변도 30%에 달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실시해 응답률은 2.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미디어토마토>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