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사들이 만든 한국산 가전제품이 쿠팡 소비자들로부터 품질력을 인정받아 판매가 급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쿠팡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가성비와 품질을 인정받은 이들 업체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일 쿠팡에 따르면, 글로벌 유명 브랜드가 포진한 쿠팡 고데기 카테고리에서 ‘톱3’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한 언일전자는 지난 2020년 쿠팡에 처음 입점해 프리미엄 고데기 브랜드인 ‘글램팜(glampalm)’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언일전자는 1990년대부터 자체 기술력으로 고데기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 고데기 및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해외 2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고데기 관련 세계 최초 특허 6개를 비롯해 22종의 특허를 보유 중이며, 국내외 지식재산권도 191건 보유하고 있다. 이전에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에 ODM (제조업자 개발생산) 납품이 주력이었으나, 최근에는 국내외 소비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명현 언일전자 대표는 “최근 수년간 특히 쿠팡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라며 “중소기업 브랜드가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고 성장하는데 쿠팡과의 파트너십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언일전자는 실제로 입점 이듬해인 지난 2021년 쿠팡서 매출 1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7억원을 내는 등 2년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대표는 "쿠팡에서의 성장을 발판삼아 해외 뷰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해외 시장 매출을 더욱 빠르게 끌어올려 글로벌 ‘토탈 헤어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창업 22주년을 맞은 경기 안산의 비데 전문 중소기업 ‘엔씨엠’도 고속성장하고 있다. 엔씨엠의 비데 브랜드 ‘블루밍’은 대기업 제품과 경쟁에서도 비데 카테고리에서 판매 상위권에 당당히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 엔씨엠 제품은 대기업 제품 못지 않은 방수 기능, 자동 노즐청소 등 품질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엠의 쿠팡 매출은 지난 2021년 24억원에서 지난해 47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올 상반기 쿠팡에서만 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쿠팡 고객 주문이 쇄도해 업무가 늘자 직원 수도 쿠팡 입점 전보다 15% 가량 늘었다.
김형중 엔씨엠 대표는 20년간 유지하던 오프라인 납품구조를 쿠팡 입점을 통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고 했다. 그는 “쿠팡 납품을 늘리면서 회사 매출 규모는 물론 수익성이 더 좋아지게 됐다”라며 “국내 기술력이 바탕이 된 비데 상품이 쿠팡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해외 수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올 들어 한국산 중소 제조사 상품 매입을 늘리면서 토종 제조사들의 성장폭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 상반기 중소 제조업체 등 한국산 제품 구매와 판매액을 지난해 약 17조원(130억달러)에서 올해 약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릴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수한 제품력을 가진 토종 중소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