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김종인과 12일 ‘비공개’ 회동
‘의료 대란’ 등 정국 현안 의견 나눌 듯
김두관과도 만남 조율...지지층 확대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일 예방한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지기반을 넓혀 철저하게 재집권을 위한 준비를 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들은 뒤 본격적인 중도층을 겨냥한 대권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오는 12일 비공개 만찬 회동을 진행하고 종교계, 시민사회와의 접점 넓히기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오는 12일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경제 민주화’를 키워드로 여야를 넘나드는 행보를 보여온 대표적인 중도층 인사로 평가받고 있는 김 전 위원장과 비공개로 저녁 식사를 겸해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최근에는 정부의 안일한 의료 대란 대응을 질타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 실정을 지적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등 여러 차례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도 변변한 보답을 받지 못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당내·외에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회동이 여야 정치권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명목상으로는 김 전 위원장이 겪은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해 위로의 덕담이 오고 갈 수 있겠지만,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이 대표측 한 핵심 인사는 11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먼저 이 대표가 대표 연임 인사와 김 전 위원장의 이마에 부상 입은 것을 위로하기 위해 전화를 드리는 과정에서 먼저 회동을 제안했다”면서 “12일 회동에서는 최근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 대란을 비롯해 국회 운영 등 정국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밤중에 넘어져 이마에 부상을 입었으나 응급실 22곳에 전화를 하고도 거절당했다”는 경험담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환자) 본인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면서 “보통 열이 많이 나거나 배가 갑자기 아프다거나 이런 것들이 경증에 해당하고 어디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난다는 것도 사실은 경증에 해당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직후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 “그런 몰상식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의료 개혁을 한다는 자체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며 “(대통령이) ‘내가 한 번 발표한 거니까 그냥 밀어붙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사고로는 절대로 의료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다”고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두 사람은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을 때부터 알고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져 내일 두 사람의 회동에서는 ‘의료 대란’ 논의가 가장 큰 핵심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향후, 재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과 만남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만나는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인사들도 시간이 될 때마다 만날 예정”이라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외연 확장의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 뿐만 아니라 지난 8·18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재명 일극 체제’를 비판하고 중도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 김두관 전 의원과도 이 대표 측의 제안으로 회동을 조율 중으로 추석 전후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전당대회 때 당권 주자로 나섰던 김 전 의원은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과 결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