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인수전 성공 비결은 ‘안목’
직진형 리더십으로 성과 이끌어내
지금도 강조하는 것은 ‘도전’ ‘혁신’
리더와 리더십은 이음동의어나 마찬가지다. 리더에겐 리더십이 반드시 있고, 그리하여 둘은 한몸이다. 그 실체는 기업의 성장에도 큰 발판이 된다. 리더의 자취를 따라가 보면 자연히 보이는 리더십. CNB뉴스가 [리더&리더십]을 통해 그 길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혜안(慧眼)’의 경영인이다. 그는 1981년 29세 나이로 총수에 올라 43년 동안 한화그룹을 이끌었다. 취임 초기 ‘젊은 회장’이었던 김 회장은 공격적인 M&A(기업 인수·합병)를 바탕으로 한화를 국내 재계 7위까지 도약시켰다.
김 회장의 남다른 안목은 중요한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취임 이듬해인 1982년 석유화학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양화학(現 한화케미칼)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대표적 사례.
당시 제2차 오일쇼크 여파로 두 회사는 적자를 내고 있었고, 석유 시장 전반에 먹구름이 낀 상태라 주변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인수를 강행했고 이후 석유화학 부문은 그룹 내 효자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성공적인 M&A는 이뿐만 아니다.
김 회장이 2012년에 인수한 독일 큐셀은 한화큐셀로 명칭을 바꾸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지난해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또한 2014년 인수한 삼성그룹 4개사는 한화종합화학(前 삼성종합화학), 한화토탈(前 삼성토탈), 한화에어로스페이스(前 삼성테크윈), 한화시스템(前 삼성탈레스) 등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현재는 한화그룹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회사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1985년 정아그룹 명성콘도(現 한화호텔앤리조트) ▲1986년 한양유통(現 한화갤러리아) ▲2000년 동양백화점(現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2002년 대한생명(現 한화생명), 신동아화재(現 한화손해보험), 63시티(現 한화63시티) ▲2021년 쎄트렉아이 ▲2022년 대우조선해양(現 한화오션) 등을 새 식구로 맞으며 그룹 성장의 발판을 꾸준히 마련했다.
주력 산업의 미래 개척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한화는 K-방산(방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항공기 엔진, K-9 자주포 등 항공과 육상 관련 방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는 해외 수주로 이어지며 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이 2022년 군함과 잠수함 건조 능력을 지닌 대우조선해양(現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한화그룹은 ‘육해공’을 모두 아우르는 방산기업으로 부상했다. 이에 한화그룹은 명실상부 K-방산을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성과로 증명한 ‘그레이트 챌린저’
‘젊은 회장’에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김승연 회장이 보인 뛰어난 혜안은 상승곡선을 그린 숫자가 증명한다.
한화그룹의 자산규모는 그가 취임한 1981년만 해도 약 7500억 원이었는데, 올해 112조 4630억 원으로 150배가량 증가했다.
김 회장의 시선은 여전히 먼 곳에 닿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가 일으키는 긍정적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의 삼중고 시기에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이전과는 다른 혁신적 한화만의 지향점이 필요하다”면서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가 되어야 한다”고 그룹 전체에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CNB뉴스=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