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8.05 10:58:4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후보가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의 정치적 텃밭인 광주·전남 경선에서도 80%대 압승을 거두는 등 이틀에 걸친 ‘호남 슈퍼위크’에서의 완승으로 사실상 독주 체제에 쐐기를 박으면서 ‘연임 가도’를 향해 질주했다.
이로써 민주당 8‧18 전당대회는 총 15곳의 경선지 중 아직 전체 권리당원의 40%가량이 몰려 있는 서울(17일) 및 경기(10일)를 비롯해 대전·세종(11일) 등의 경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미 1, 2위 간 격차가 75%p 이상으로 크게 벌어진 데다 경기도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의 정치적 안방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큰 변수가 없다면 이 후보 연임은 확정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이 후보는 민주당 일각에서 호남의 일부 ‘반이재명’ 정서가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으나 지난 3일 전북 경선에서 84.79%를 득표한 데 이어 이날 당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83.61%, 전남에서는 82.48%의 권리당원 득표율을 올리며 누적 득표율은 86.97%로 실제 득표율이 기존 누적 득표율 대비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파죽지세를 이어가는 대세론에는 지장이 없었다.
더구나 줄곧 2위를 달리고 있는 김두관 후보는 경선 내내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하며 이 후보를 견제해 호남 3곳에서 연달아 10%대 득표율을 올리기는 했으나 좀처럼 권리당원 표심을 얻지 못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가 되면 이 후보를 비롯해 많은 차기 대권주자를 키우겠다”면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언급했다가 당원들로부터 심한 야유를 듣기도 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당 대의원들에게 “이재명 후보 한 사람이 전부를 상징하는 민주당은 절대로 외연을 확장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막을 힘은 오직 대의원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당 대표 선거에 권리당원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진 대의원 표심에 막판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도 특유의 ‘먹사니즘’을 기치로 한 민생 이슈에 집중하면서 “드디어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진정한 민주적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집권하는 민주당으로 함께 가자”며 앞서 김 후보가 제기한 ‘강성 팬덤’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흐르는 당권 경쟁과는 달리 최고위원 경선은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 격인 김민석 후보가 ‘명심’(明心·이 후보의 의중)을 등에 업고 호남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17.58%를 기록해 처음으로 정봉주 후보 15.61%를 제치며 선두에 올랐다.
또한 최하위권을 맴돌던 민형배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지난 6년간 광주와 전남, 전북 재선 국회의원 3명이 최고위원직에 도전했는데 모두 실패했다”며 “제 성적도 신통치 않다. 광주·전남에서 시작해 수도권으로 북상하는 대역전의 태풍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한 데 힘입어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에서 27.77%, 전남에서는 21.68%의 득표율을 올리며 단숨에 ‘당선 마지노선’인 5위로 올라섰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20%대에 그친 권리당원 투표율을 언급하며 “참여의 불꽃이 꺼지니 정봉주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1등을 달리다가 어제 투표율이 빠지니 역전돼 버렸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총 15차례에 걸친 지역순회 경선을 치른 뒤 오는 18일 서울에서 전국 당원대회를 통해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은 4일 광주‧전남 경선을 기점으로 김민석 17.58%, 정봉주 15.61%, 한준호 13.81%, 전현희 12.59%, 민형배 12.31%, 김병주 11.82%, 이언주 11.17%, 강선우 5.12% 순으로 이어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