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8.05 10:56:29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을 강행 처리한 데 이어, 5일 막을 올린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들 6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하는 등 거부권 카드로 맞설 방침이라 8월 임시국회도 정쟁으로 얼룩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당장 8월 국회 첫날인 오늘 본회의를 열어 앞선 ‘방송 4법’, ‘25만원 지원법’과 마찬가지로 ‘노랑봉투법’도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 표결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법안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따라서 통상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데 1주일가량 걸리고, 대통령은 정부 이송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이를 공포하거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정부에 이송되는 일정 등을 감안해 8월 중순께 6개 법안에 대해 일괄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통령도 이들 법안에 모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계휴가 및 결산 국회 준비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이들 법안에 대한 재표결 시점은 다음 달로 넘어갈 것으로 보여 쳇바퀴 정쟁은 결국 정기국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공영방송 정상화법’이라고 부르고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규정한 ‘방송 4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각각 ‘현금 살포법’,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는 명칭을 붙였고, 민주당은 서민경제 회복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아울러 용산대통령실도 두 법안에 대해 “위헌이나 위법 소지가 있는 법안에 대해 헌법 수호자인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재차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반면, 민주당은 “거부권 중독으로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통과시킨 법을 몽니 부리듯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국민 무시, 국회 무시”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재발의를 예고한 ‘채상병특검법’도 8월 임시국회의 최대 뇌관으로 국민의힘은 ‘검경(檢警)의 선(先) 수사’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인 가운데 민주당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제삼자 추천 방식 특검법’의 수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민의힘 내의 ‘파열음’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자신이 지난 경선 과정에서 주장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먼저 발의해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오는 14일 법사위에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삼성전자의 아크로비스타 전세권 설정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 매수 사건 등을 수사할 당시 ‘봐주기’로 일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서울 북부지검 김영철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어 김 여사 의혹 공세를 이어가는 등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상임위 곳곳에서도 전운이 돌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검사의 탄핵소추 사건 청문회는 민주당이 무리한 정쟁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윤 대통령 탄핵 논리를 축적하려는 여론공작용 청문회”라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그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당해산심판’,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 해임’ 등 국민청원에 대한 청문회로 맞불을 놓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과방위를 무대로 6일 방통위 현장 검증, 9일 ‘방송장악’ 청문회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조사까지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과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 등 범야권의 이 위원장 탄핵소추를 둘러싼 여야 간 날 선 대치도 8월 국회로 고스란히 넘어올 전망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