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5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인 ‘방송 4법’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로 국회로 되돌아온 ‘채상병특검법’의 재표결을 둘러싸고 격돌할 전망이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대로 ‘방송 4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채상병특검법’ 재의결 안건 역시 본회의에 올릴 예정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설 채비를 끝내는 등 여야 간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방송4법’은 △KBS·MBC·EBS 이사 숫자를 늘리고 시민단체 등 외부에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송 3법’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방송3법’은 각 정치 진영의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에 대한 ‘주도권’이 걸려있는 영역이라 방송통신위원회에 국한된 이슈를 넘어 국회 파행의 주요 원인이 돼 왔다.
그리고 ‘채상병특검법’의 재표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되는 만큼, 300명 전원 출석을 가정하면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최소한 8명이 넘게 나와야 가결되지만, 이탈표가 없을 경우에는 국민의힘의 의도대로 부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법안의 본회의 통과 시점을 늦추고 여론전을 할 시간은 확보하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이번 본회의는 1개 법안당 24시간씩, 최소 4박 5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돼 여야 대치는 이번 주말을 넘겨 이달 말까지 이르는 장기적인 싸움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여야 원내지도부는 민감한 안건이 표결에 부쳐질 수 있는 본회의에 대비해 지난주 일찌감치 소속 의원 전원에게 ‘해외 출국 금지 또는 자제령’ 및 ‘국회 비상 대기령’을 내려둔 상태다.
이 때문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위원들의 파리올림픽 개막식 참석 출장을 비롯해 의원들의 공무상 해외 출장까지 모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범야권 단독으로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전 국민에게 1인당 25~35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민생회복지원금법(민생회복 지원금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가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우선 ‘방송 4법’과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집중하고, ‘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은 법사위에서 속도를 조절한 것”이라며 “두 법안은 7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본회의를 한 번 더 열어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