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새 7번 위원장 교체한 방통위
민주, ‘꼼수 사퇴’라며 국정조사 추진
'공중파 방송' 놓고 여야 치열한 쟁투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범야권은 탄핵 직전 사퇴해 탄핵 절차가 무산된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무산된 탄핵 절차 대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방통위의 활동을 들여다보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조국혁신당 이해민·진보당 윤종오·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등 범야권 4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통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범야권이 공동으로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를 2인 체제로 운영하며 언론을 장악하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방통위 2인 체제 운영의 문제점뿐 아니라 KBS 경영진 및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 등에서 드러난 불법적 요소들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할 것이며 YTN 민영화 과정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민원 사주' 의혹 등도 조사 범위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으로부터 24~72시간 안에 표결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김 전 위원장의 직무는 중단되기 때문에 이날 국회 본회의에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오는 4일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자진사퇴 하면서 탄핵안도 이날 본회의 보고를 끝으로 사실상 폐기됐고, 국정조사를 대신 추진하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했다”면서 ‘방송장악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또한 범야권 의원들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조사위원회로 지정해 달라는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게 됨으로써 국회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특위를 구성하거나 관련 상임위를 ‘조사위원회’로 지정하게 되고 위원회는 조사의 목적, 범위, 조사 방법, 조사 기간, 소요경비 등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 본회의에서 승인받은 뒤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소추 대상자가 국회 표결을 앞두고 사퇴한 것은 입법부에 탄핵소추권을 부여한 헌법을 무시한 행동으로 매우 무책임하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 “김 위원장의 부적절한 사퇴를 수리해 준 정부에도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이 취임 약 6개월 만에 탄핵소추안 표결 전 자진사퇴 함으로써 지난해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된 이후 지금까지 13개월간 수장이 7차례나 바뀐 방통위는 또다시 이상인 직무대행 1인 체제가 돼 장기간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해 5월 말 한 전 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으로 면직된 후, 김효재 전 상임위원이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나 8월 말 퇴임 후에는 이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이어받았고 이후 약 1주일 만에 이동관 전 위원장이 취임했으나, 100일도 안 된 12월 초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자진 사퇴하면서 이 부위원장이 또다시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이어 지난해 12월 29일 김 전 위원장이 취임해 YTN 최대 주주 변경승인 건 등을 처리했으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건으로 탄핵의 문을 넘지 못하고 사임했다.
방통위는 MBC를 비롯한 지상파 재허가 이슈, 구글과 애플 인앱 결제에 대한 과징금 부과 문제, 네이버 알고리즘 관련 사실조사 결과 발표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