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6.19 11:15:5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자신의 대북 송금 의혹 수사 관련 보도를 한 일부 언론에 대해 ‘검찰의 애완견’으로 표현한 발언이 논란으로 확산되자 “시간 제약 등으로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했다면 이는 저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1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대다수 언론인이 감시견으로서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론 직필에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하면서 “그러나 일부 언론의 명백하고 심각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애완견 행태 비판을 전체 언론에 대한 근거 없고 부당한 비판인양 변질시키는 것도 매우 안타깝다. 그런 식이면 어떤 성찰도 자정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한국기자협회·언론노조·방송기자연합회가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 “언론단체의 성명도 애완견 행태를 보이는 잘못된 언론을 비호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고 언급하면서 언론에 대한 비판도 계속 이어갔다.
이 대표는 “상대의 반론은 묻지도 않고 출입처인 정치검찰의 주장만을 앵무새처럼 받아쓰며 사건 조작·왜곡에 부역하는 일부 법조기자들의 행태는 오랫동안 비판받아 왔다”면서 “(대북송금 관련 수사 보도와 관련해) ‘방북용 송금’이라는 검찰 주장을 베껴 쓰면서 ‘주가 조작용 송금’이라는 국정원 비밀보고서는 외면하는 것이, 공정한 보도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핵심 증인인 안부수 회장에 대한 매수와 진술 번복 정황이 드러나도 대다수 검찰 출입 기자들은 이를 외면했다”면서 “이것이 건강한 감시견, ‘워치독’의 역할인가? 아니면 애완견인 ‘랩독’, 권력 경비견인 ‘가드독’의 행태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애완견’ 용어 사용에 대해서도 “학계와 언론계는 물론 국민들도 언론을 ‘워치독’, ‘랩독’ 등으로 표현한다. 보수언론은 물론 JTBC 손석희 앵커도 언급한 용어로서 손석희나 보수언론은 말할 수 있어도 이재명은 안 된다거나, 영어인 ‘랩독’은 돼도 한글인 ‘애완견’은 안된다는 얘기는 설마 아닐 것”이라면서 “손가락이 아닌 달을 봐달라.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함께 성찰하고 돌아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저와 민주당 또한, 입법·행정·사법에 이은 제4부로서 언론이 국민을 위한 권력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 17일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언론단체는 성명에서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 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며 언론 자유를 누구보다도 지지한다고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에서 드러낸 저급한 언론관이자 막말이기에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은 국회법과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의 대표자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야만 한다”며 “거대 제1야당 대표가 진행 중인 자신의 형사재판에 대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언론인 전체를 싸잡아 모독했으며,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언론인을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발언하며 국회의원의 품위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이 대표와 양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